이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이낙연의 생각》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윤 전 총장이) 뭔가 숨고 있는 느낌”이라며 “그것은 당당한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남북 대치 상황과 G3(미국·중국·일본)에 둘러싸인 유일한 국가라는 점에서 지도자의 국제적 식견이나 감각·경험을 좀 더 중시해줬으면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외교 현안에 대처하는 능력은 윤 전 총장보다 우위에 있다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상적인 지도자상으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그는 “바이든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비하면 무색무취한 지도자라고 느껴졌지만 취임 이후 예상을 뛰어넘는 결단력을 보여줬다”며 “양극화 완화를 위해 최저임금을 단번에 37% 인상하는 결정을 한 게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이든이 동맹국 정상에게 보여준 존중과 배려는 참 우아하고 좋았다”며 “한국 국민들도 이처럼 커지고 높아진 국격에 걸맞은 지도자를 갈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과거사 문제로 악화한 한·일 관계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지금은 결코 바람직한 상태는 아니다”며 “외교당국에 좀 더 재량을 주면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중 대결 구도 사이에 놓인 한국과 일본이 협력을 강화하지 않고 무슨 대안이 있는지 양국 지도자에게 묻고 싶은 심경”이라고도 했다.
책에는 ‘조국 사태’를 겨냥한 듯한 내용도 들어갔다. 이 전 대표는 “공정이 지켜지지 못해 분노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제도나 형식이 일부 세력에 이미 불공평하게 만들어져 피해 보는 경우가 더 많다”며 “논문 제1저자 등재나 특정 계층 학생들만이 부모 찬스를 이용해 인턴을 하는 조건은 공평한 제도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은 허위 인턴확인서 발급, 고교시절 논문 1저자 등재 등 의혹으로 논란이 됐다.
지난 1월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건의한 일에 대해서도 소회를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정치적 타격을 감수하고서라도 갈등과 분열, 충돌을 풀어가는 방법의 하나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를 공론화했다”며 “결과적으로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시기와 방법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낙연의 생각》은 영남일보 논설위원 출신인 문형렬 작가가 대담 형식으로 엮은 자서전이자 정책 구상집이다. 2017년 문 작가는 문 대통령과의 대담을 토대로 《대한민국이 묻는다-문재인이 말하고 문형렬이 엮다》를 펴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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