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소용돌이'에 또 휘말린 與

입력 2021-05-28 17:16   수정 2021-05-29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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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선거를 9개월 앞두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서전 출간을 예고하면서 여권이 또다시 ‘조국 소용돌이’에 빠졌다. 여권 지지층에는 검찰 개혁의 아이콘이지만, ‘부모 찬스’의 대표 사례로 꼽히는 조 전 장관을 그대로 둔 채 향후 대선을 치러야 하는 여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 전 장관은 다음달 1일 《조국의 시간》이라는 책을 발간할 예정이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7일 SNS에 “오랜 성찰과 자숙의 시간을 보내며 조심스럽게 책을 준비했다”며 “촛불 시민들께 이 책을 바친다”고 밝혔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1대 총선부터 더불어민주당에는 ‘아픈 손가락’이다. 자녀의 대학입시에 허위 인턴증명서를 이용한 것으로 드러난 조 전 장관 일가는 ‘내로남불’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반면 민주당 핵심 지지층은 검찰개혁의 희생양으로 이해하고 있다.

지난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일부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조 전 장관을 패배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지만, 강성 지지층의 거센 반발을 초래했다.

여권의 대권 주자들은 벌써부터 조 전 장관을 두고 자중지란에 빠진 모습이다. 대선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28일 “조국의 시련은 촛불로 세운 나라의 촛불개혁의 시작인 검찰개혁이 결코 중단돼서는 안 됨을 일깨우는 촛불 시민 개혁사”라며 지지층 결집을 유도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전날 출간한 자신의 대담집에 대학입시 제도의 불공평함을 지적한 것과 관련, ‘조국 사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오자 “그런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 전 대표는 SNS에는 조 전 장관에 대해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고 했다.

내년 3월 9일 예정된 대선을 앞두고 조 전 장관 문제가 핵심 이슈로 재부각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공정 이슈에 민감한 20대 청년층의 지지를 회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당의 딜레마는 더 깊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조 전 장관을 향해 “또다시 국민 기만극을 펼치려 하고 있다”며 거세게 비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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