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손 모(22)씨와 술을 마신 친구 A 씨 측이 각종 의혹에 또다시 입장문을 내고 억측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A 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유한원앤파트너스의 정병원 변호사는 29일 22쪽 분량의 입장문을 내고 "A 씨는 손 씨와 술을 마시기 시작한 시점부터 '블랙아웃'을 겪어 8시간 동안 기억이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A 씨가 신고 있던 신발에 이어 티셔츠까지 버린 이유에 대해 "티셔츠는 2장에 만 원 정도 하는 것으로 낡은 상태에서 토사물까지 묻어 버린 것"이라며 "부유한 집이라고 해서 토사물이 좀 묻었다고 세탁조차 하지 않고 옷과 신발을 쉽게 버리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하지만 생활 방식의 차이가 의혹의 원인이 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A 씨 측은 앞서 신발을 버린 이유에 대해 "토사물이 묻어 있었고 밑창이 떨어져 버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A 씨 측의 정신적 피해가 막심한 상황에서 직접 나서 본질과 무관한 진실 공방이 계속된다면 이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이라면서 "전문가들의 견해에 비춰 A군이 겪은 기억장애와 만취 상태에서의 움직임 등이 극히 이례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블랙아웃 상태였음을 다시 강조했다.
앞서 A 씨는 손 씨를 만나기 전 다른 술자리에서 청주 2병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귀가했던 A 씨가 오전 5시께 다시 한강을 찾아 강비탈을 15분가량 번갈아 살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A 씨와 아버지가 강 비탈 부근에 머문 시간은 각각 7∼8분 정도"라며 "놀기 시작한 장소로 지목된 곳 주변에 손 씨가 누워 있어 보일 것으로 생각해 둘러봤지만 발견하지 못했고, 강비탈 아래쪽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보이지 않는 공간이 있어 혹시 그쪽에 누워 있는 게 아닌지 확인하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지난 입장문에서 근거 없는 억측과 제기, 신상털기 등 각종 위법 행위를 멈추어 달라고 간곡히 요청한 바 있음에도 계속되고 있다"며 "부디 더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27일 '한강 의대생 사망' 관련 중간 수사 브리핑을 열고 "현재까지 범죄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한편 이날 방송되는 SBS TV 간판 탐사보도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손 씨 사건을 다룬다.
이번 방송은 ‘의혹과 기억과 소문-한강 실종 대학생 죽음의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제작진이 입수한 자료들과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사건 당일의 타임라인을 재구성해보고, 의혹의 중심에 있는 친구 A씨의 가족을 직접 만나 이 사건에 대한 입장을 들어본다.
제작진이 입수한 다양한 영상, 목격자들의 증언을 기반으로 사건 당시를 재구성하고 고인과 술자리에 동석했던 친구의 입장도 전파를 탈 예정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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