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보다 먼저 뜨거워진 위니아-경동 '에어컨 소송'

입력 2021-05-30 17:58   수정 2021-05-31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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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니아딤채와 경동나비엔의 ‘에어컨 관련 기술유출 소송전’이 뜨거워지고 있다. 위니아딤채가 “자체 개발한 기술을 훔쳐갔다”며 경동나비엔을 상대로 제기한 총 6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다. 위니아딤채는 율촌이, 경동나비엔은 광장이 각각 대리하고 있다. 손해배상액 규모가 작지 않고, 관련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위니아딤채와 경동나비엔 간 손해배상 소송이 수원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이다. 위니아딤채를 대리하는 율촌 측은 2019년 5월 처음 민사소송을 재개한 뒤 올해 초까지 1년8개월여간 형사사건문서송부촉탁 및 문서제출명령신청 등의 절차를 거쳐 관련 서류를 확보했다.

올 2월 법원 인사이동으로 새 재판부가 구성된 뒤 양측의 본격적인 법리 공방이 시작됐다. 핵심 쟁점은 △유출된 기술자료를 활용한 경동나비엔의 제품 범위 △해당 제품의 매출과 이익 등이다.

율촌 측은 “앞선 형사재판을 통해 경동나비엔 측의 기술유출 사실이 확인된 만큼 손해배상은 물론 관련 제품 판매금지 조치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위니아딤채에서 핵심 기술을 빼돌린 뒤 경동나비엔으로 이직한 연구원 강모씨와 김모씨는 2019년 말 각각 징역 1년10개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경동나비엔에도 관리 소홀 책임으로 벌금 5000만원이 선고됐다.

이재근 율촌 변호사는 “위니아딤채는 가전제품 개발을 위해 15년 이상에 걸쳐 최소 1500억원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했다”며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거의 모든 제품의 기술 도면이 유출되면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임형주 율촌 변호사는 “1차로 손해배상액 50억원을 청구했지만, 전체 청구 규모는 상대방의 매출과 이익 등을 감안해 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 측의 소송 대리는 형사 단계에선 태평양이 맡았고, 민사에선 광장이 대리하고 있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이직한 연구원들의 개인적 일탈로 회사에 책임이 없다”며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기술자료가 일부 활용되긴 했지만, 널리 알려진 기술에 불과하며 신제품 개발에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광장 측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라 답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재판 1심 결과는 내년 초 나올 전망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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