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실종됐다가 사망한 채 발견된 대학생 손모(22)씨의 부친이 '그것이 알고싶다' 방송 내용을 일부 반박했다.
손씨 부친은 31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그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지난 29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일부 편집된 내용이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먼저 손씨 부친은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공개한 아들과 친구 A씨의 대화 내용이 "짧게 편집되는 과정에서 원 의미가 소실된 느낌"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그것이 알고싶다'는 두 사람이 한강에서의 술자리를 갖기 전 나눈 카카오톡 메시지를 재구성해 방송했다.
이에 따르면 손씨는 친구 A씨에게 '부족하면 연락해 아무 때나'라고 했고, A씨는 '오늘 안되냐?'라고 답했다. 그러자 손씨는 '난 너 오면 나가지. A바라기잖아'라며 긍정적 의사를 표했다. 이후 손씨는 '그럼 진짜 우리 집이나 한강 오든가'라고 했고, A씨는 '정해줘라. 그대로 할게. 나 배터리 얼마 없음'이라고 답했다.
손씨 부친은 "안 중요한 증인은 엄청 오래 보여주고 쓸데없이 재연도 많이 하면서 이깟 톡은 다 보여주면 안 되는 건지"라면서 '그것이 알고싶다'가 공개한 대화가 포함된 카카오톡 메시지의 원본을 공개했다.
손씨 부친이 공개한 대화에서 손씨는 A씨에게 "부족하면 연락해 아무 때나. 바쁘겠지만"이라고 했다. 그러자 A씨는 "오늘 안 되냐?"고 물었고, 손씨는 "놀리는 거지. 10시 직전에"라며 옐로카드를 들어올리며 경고하는 모습의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그럼에도 A씨는 "아니 마실 곳 없나"라며 술을 마시고 싶은 의사를 내비쳤고, 손씨는 다른 친구를 언급하면서도 "진심이냐고. 이러고 조금 이따가 후회할 것 같은데"라며 고민하는 듯한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A씨는 "진심. 빨리", "안 되면 둘이 가자"면서 손씨에게 "어떻게 할 거?"라고 말했고, 손씨는 그제야 "난 너 오면 나가지. A바라기잖아"라고 답장했다.
이어 A씨가 술 마실 장소를 고민하자 손씨는 "우리 집은 와도 뭐라고 안 하실 것 같은데 조용히 해야 돼서 탈락일 듯"이라며 "그럼 진짜 우리 집이나 한강 오든가. 한강 반포 아니더라도 지난 번처럼 구반포에서 봐도 되고"라고 제안했다. 이에 A씨는 "정해줘라. 그대로 할게. 나 배터리 얼마 없음"이라고 답했다.
또 손씨 부친은 '그것이 알고싶다'가 친구 A씨의 실제 대화 음성이라며 내보낸 '(제가 일어났을 때) 정민이는 확실히 없었을 거예요. 정민이는 옛날에 한 번 이렇게 뻗어가지고'라는 멘트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아래 자막에서 정민이는 우리 정민이가 아니다. 다른 친구 XX이가 있는데 의도적인지 실수인지 정민이로 자막이 나왔다"며 제작진에 정정을 요청했다.
끝으로 손씨 부친은 방송 말미 'A씨 가족'으로 나온 남성은 A씨의 부친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 A씨 부친이라고 착각한다"면서 "'그알'에 확인했는데 이분은 A씨 부친이 아니다. 그러니 A씨 가족이라고 한 것이다. A씨를 대표하는 것은 부친도 아니고 누구인지 짐작가는 친척이다"고 주장했다.
앞서 '그것이 알고싶다'는 사고 현장을 찾아 스턴트 배우의 재연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했다. 제작진은 A씨가 범인이라면 손씨를 깊은 곳까지 끌고 가 강제로 제압한 흔적이 있어야 하지만 그런 흔적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A씨의 옷 또한 젖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와 함께 A씨가 집 주차장에서 토하는 장면, 손씨를 찾다가 술에 취한 듯 뒤로 벌러덩 눕는 장면 등 A씨가 만취했음을 알 수 있는 모습들을 공개했다. A씨에게 범인의 행동으로 볼만한 의심스러운 정황을 찾아볼 수 없다는 범죄심리학자들의 의견도 전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 앞서 경찰도 지난 27일 수사 진행 상황을 브리핑하며 "친구 A씨는 범죄 혐의점이 없다"고 전한 바 있다.
한편,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30일 한강공원 환경미화원이 습득한 A씨 휴대전화를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 A씨 휴대전화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를 대상으로 지문, 혈흔, 유전자 감식 및 디지털 포렌식을 의뢰할 예정이다. 아울러 휴대전화를 발견한 환경미화원을 상대로 습득 일시와 경위 등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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