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전 SK건설)가 폐기물 처리업체 클렌코를 인수한다. 사명 변경 이후 첫 인수합병(M&A)이다. 친환경 사업 확대를 위해 공격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최근 글로벌 사모펀드(PEF) 맥쿼리자산운용이 보유 중인 클렌코 경영권 매각 거래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양측은 세부 협상을 마무리한 뒤 조만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다. 거래금액은 2600~ 2700억원대수준이다. 매각주관사는 JP모간이다.
충북 청주에 있는 클렌코는 1998년 설립된 일반·건설 폐기물 처리 업체다. 맥쿼리운용이 2014년 지분 60%를 약 650억원에 인수하면서 PEF로 주인이 바뀌었다. 청주 내 폐기물 소각량이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매출 414억원, 영업이익 약 86억원을 기록했다.
인수 작업은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클렌코 회장의 형사소송이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이 나면서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와 별개로 클렌코는 청주시와 ‘폐기물중간처분업 허가취소처분 및 폐기물 처리명령 취소청구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허가가 취소될 가능성은 낮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청주시가 또 다른 폐기물 업체인 대청그린텍과 벌인 행정소송에서 법원이 업체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에서다.
SK에코플랜트는 클렌코 인수로 친환경 사업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사는 친환경 기업으로 탈바꿈하겠다고 선언하고 23년 만에 사명도 바꿨다. 기존 건설업 위주에서 벗어나 아시아 대표 환경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후 3년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분야의 M&A에 3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PEF 어펄마캐피탈로부터 종합환경폐기물업체인 환경시설관리(전 EMC홀딩스)를 약 1조원에 인수하면서 폐기물 처리업에 진출했다. 또 다른 폐기물 업체 인수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폐기물 처리업은 기존 주력 사업인 건설업에 비해 경기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현금흐름 창출력이 좋아 수익성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사업 다각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 등 건설사들이 미래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폐기물 처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며 “폐기물 처리업은 그간 중소·중견기업이 주로 영위해왔으나 앞으로는 SK를 비롯한 IS동서 등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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