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매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최근 대우건설의 매각 자문사로 산업은행 M&A컨설팅실과 BOA(옛 BoA메릴린치)를, 회계자문사로 EY한영을 각각 선정했다. 산은 M&A실과 BOA는 과거 호반건설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었다가 매각이 어그러졌던 2017년 매각전에서도 주관사를 맡았다. 새로운 자문사를 찾지 않고 이 딜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은 두 회사를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전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매각주관사와 어떤 방식이 가장 좋을지 논의하는 중"이라며 "제안서를 받아보고 결정할 수도 있다"고 했다. 단순 공개경쟁입찰보다는 제한적 경쟁입찰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을 진행할 경우 이달 말께 예비입찰을 거쳐 여름까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대우건설 인수전에는 일찌감치 손을 들고 나선 스카이레이크-DS네트웍스 컨소시엄과 중흥건설(중흥그룹)이 들어와 있다. 여기에 한앤컴퍼니, 중동 국부펀드 아부다비투자청, 중국 건설사 중국공정총공사 등이 입찰 참가 의향을 비치는 중이다.
매각 대상은 대우건설 지분 50.75%다. 지난 3월 초 5260원 수준이던 대우건설 주가는 매각 소식이 전해진 후 꾸준히 오름세다. 1일에는 835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3조4704억원(1일 종가 기준)으로, 지분 가격에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얹으면 약 2조원 안팎에 매각 가격이 형성될 전망이다.
가장 인수 의지가 높은 곳으로는 매각 절차를 시작하게 한 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과 중흥건설이 꼽힌다.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은 글로벌 투자회사인 IPM, 향후 '출구전략'이 되어줄 DS네트웍스와 한팀을 만든 만큼 매각 성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분류된다.
중흥건설은 오래 전부터 대우건설을 노려 왔던 지방 건설사다. 오너 일가가 보유한 자금만 3조원에 이르는 등 자금력이 뒷받침되지만, 동반자 없이 단독으로 인수하기에는 대우건설 몸값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통적으로 제조업 등을 선호하고 쌍용양회 등 관련 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한앤컴퍼니도 적극적인 곳으로 분류된다.
이상은/김채연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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