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점유율 높여가는 中 타이어업계

입력 2021-06-02 15:48   수정 2021-06-02 15:50

자동차산업은 유례없는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자율주행차, 공유자동차가 등장하면서 자동차를 구성하던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가 바뀌고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타이어다. 한국이 2000년대 초반 그랬던 것처럼, 가성비를 내세운 중국 타이어 업체들이 해외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년간 전통적 강자들의 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줄었다. 미쉐린, 브릿지스톤, 굿이어 등 글로벌 타이어 3사 점유율은 2000년 57%에서 2019년 38% 수준으로 내려왔다. 반면 중국 타이어 10개사의 글로벌 점유율은 3%에서 9.5%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중국 상위 3개사의 점유율은 1.8%에서 4.8%로 늘었다.

중국 타이어 업체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원인은 가성비를 앞세운 침투전략과 세계 타이어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든든한 내수시장이다. 시장을 주도하는 중국 타이어업체 중 네 개 회사(링롱, 사이룬, 센추리, 트라이앵글)가 A주(중국 본토 상장주식)다.

타이어는 선진국의 반덤핑 무역제재가 심각한 시장이다. 미국 상무부는 타이어 기업에 기업별, 원산지별,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현재 한국, 대만, 태국 등지에서 생산된 타이어에 회사별로 15~25%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이나 일본의 타이어 회사들이 진출했던 태국 지역에 대해서도 올해부터 관세를 부과한다. 이는 지금껏 미국 타이어시장 물량의 30%를 차지하던 태국산 타이어의 가격경쟁력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태국에 주요 생산기지가 있는 중국의 링롱과 센추리타이어는 올해부터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전망이다. 이에 링롱은 세르비아, 센추리는 미국에 각각 새로운 공장 건설을 진행했다. 링롱의 세르비아 공장은 3분기부터 대미 수출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망되지만, 가동초기 효율이나 마진 측면에서 부담을 안고 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흥국 타이어 회사들의 점유율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왔다는 점을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천연고무 가격이다. 천연고무는 타이어 원재료비의 30%를 차지한다. 타이어산업은 가격 전가가 용이하지 않아 원재료비 상승이 마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단기적으로 반덤핑과세나 고무가격 등이 마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중국산 타이어의 점유율 확대는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된다. 지난 20년간 한국 타이어 회사의 글로벌 점유율이 1%에서 5%로 늘었는데 이 같은 모습을 중국 업체들도 보여줄 수 있다. 오히려 올해 ‘마진충격’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는다면 좋은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우건 < JK캐피털 매니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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