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만개 앱이 입점해 있는 애플 앱스토어의 지난해 거래액이 6430억달러(약 7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란 악재에도 불구하고 전년보다 130조원 이상 늘었다. 특히 소규모 앱 개발사가 애플의 앱 생태계를 고속 성장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하지만 애플이 앱 개발사들에게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강제하는 정책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점은 애플이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된다.
애플은 3일 아이폰·아이패드·애플TV·맥북 등의 애플 앱스토어에서 발생한 거래액이 6430억달러였다고 밝혔다. 애플의 의뢰를 받은 미국 컨설팅 기업 애널러시스 그룹이 조사한 결과다. 거래액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유료 앱을 다운 받거나 △앱 내 유료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앱을 통해 음식·상품 등을 주문한 금액 등을 합친 수치다.
지난해 애플 앱스토어 거래액 6430억달러는 전년(5190억달러)보다 1240억달러(23.9%)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란 악재에도 불구하고 앱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늘고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가 개발된 덕분이라고 애플은 설명했다.
분야별로는 실물 상품·서비스 분야 거래액이 5110억달러에 이르렀다. 전년(4130억달러)보다 23.7% 증가했다. 앱을 통해 음식·의류·여행상품 등을 구매한 금액이 여기 해당한다. 쿠팡이나 이마트몰과 같은 일반 소매 거래액은 3830억달러로 가장 컸다. 전년보다 43% 늘었다. 음식 배달(360억달러)도 18% 늘었다. 하지만 여행(380억달러)과 차량 공유(260억달러) 부문 거래액은 각각 34% 감소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이동 제한의 직격탄을 맞았다.
음악 및 동영상 스트리밍, 게임 머니·아이템, 전자책·뉴스 등 디지털 상품·서비스 거래액은 860억달러였다. 실물 거래액보다 적지만 전년 대비 증가율은 41.0%로 컸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콘텐츠·서비스 이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앱 내 광고를 통한 매출은 460억달러로 전년보다 4% 늘었다.
국가별 앱스토어 거래 규모를 보면 중국(3000억달러)이 가장 컸다. 전체 50%에 육박하는 수치다. 미국(1750억달러)과 유럽(740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149억달러였다. 일본(346억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의 경우 일반 소매 분야 거래액(106억달러)이 가장 많았고 디지털 상품·서비스(16억달러), 여행(10억달러)이 뒤를 이었다.
애플은 앱스토어를 통해 스타트업 등 소규모 앱 개발자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플은 실적 자료에서 "연수입이 100만달러 이하이면서 앱 다운로드 수가 100만건 이하인 소규모 개발사 수가 2015년 이후 40% 증가했다"며 "소규모 개발자의 4분의 1 정도가 5년간 연평균 25% 이상 수입이 상승했다"고 했다.
애플은 앱 개발자에게 '소프트웨어 개발 킷(SDK)'과 같은 앱 개발 도구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강현실(AR) 기술로 집 꾸미기를 도와주는 앱 '프리미어 AR 홈 디자인' 관계자는 "애플의 AR 개발 킷을 활용해 앱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애플 앱스토어 거래액에는 애플이 앱 개발자로부터 수수료로 떼 가는 금액도 포함돼 있다. 총 거래액 가운데 애플 수수료 비중은 10~15%로 추정된다. 애플은 디지털 상품·서비스를 유료 결제할 때 애플이 만든 결제 시스템만 사용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이른바 '인앱(in-app)결제'다. 인앱결제 때 수수료는 매출의 30%를 가져간다.
앱 개발사 사이에선 인앱결제 강제가 애플이 독점적 지위를 악용한 불공정 행위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게임사 에픽게임즈는 작년 8월 미국에서 애플을 반독점법 위반으로 고소하기도 했다.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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