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 ENM과 네이버는 최근 티빙 투자유치 협상을 마무리하고 막바지 세부 조건을 조율하고 있다. CJ ENM(지분율 83.3%) 계열사인 티빙은 지난 1월 JTBC스튜디오를 2대 주주(16.7%)로 맞아들였다. 네이버는 티빙 지분 10~15%가량을 확보, 3대 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총 투자금액은 수백억원 규모다. JTBC스튜디오 측에서 ‘2대 주주 자격을 유지하고 싶다’고 요구해 네이버도 투자 규모를 1000억원 미만으로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와 CJ그룹은 지난해 10월 총 6000억원 규모 상호 주식 맞교환을 통해 힘을 합쳤다. 이 과정에서 네이버가 CJ대한통운(7.85%)과 CJ ENM(4.99%)의 3대 주주로, CJ그룹 드라마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6.26%)의 2대 주주에 올랐다.
현재 티빙의 유료 가입자 수는 약 150만 명이다. 한국 가입자 380만 명을 확보한 넷플릭스와 유료 가입자 200만 명을 돌파한 웨이브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출범 후 유료 가입자 수가 약 63% 늘어나는 등 빠른 속도로 세를 넓히고 있다. 티빙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에만 8000억원을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5년간 1조원 투자 계획을 밝힌 웨이브와 올해 55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한 넷플릭스를 뛰어넘는 규모다. 네이버를 주주로 확보한 만큼 재원 마련 측면에서도 든든한 우군을 확보하게 됐다.
더군다나 네이버 콘텐츠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수월해졌다. 최근 웹툰, 웹소설 등 플랫폼 기업들의 IP를 기반으로 한 영화, 드라마는 흥행 보증 수표로 불리고 있다.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유통되는 네이버웹툰 원작 드라마 ‘스위트홈’은 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대만 등 8개국에서 시청률 1위에 올랐다. 네이버와 CJ ENM은 최근 웹소설 분야 1위 업체 문피아 인수에 공동으로 나서는 등 IP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에도 함께 나서고 있다.
네이버의 티빙 투자 배경에는 최근 플랫폼 기업들 간 OTT 확대 경쟁이 있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OTT ‘쿠팡플레이’를 선보였다. 카카오는 지난달 OTT 플랫폼 기술 서비스를 운영하는 아이앤아이소프트를 인수했다. 내년에 새로운 OTT 플랫폼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기업들은 OTT 콘텐츠를 미끼로 쇼핑, 검색 등 다른 분야로 이용자를 끌어들일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준호/구민기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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