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1위 기업 대만의 TSMC는 2일 회로 선폭이 2나노미터(nm·10억분의 1m)인 반도체의 시험 라인을 연내 완공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양산을 위한 공장 건설 방침도 밝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웨이저자 TSMC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온라인으로 최신 기술 동향에 대한 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신문은 TSMC가 "라이벌인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더욱 확대해 첨단 반도체 시장에서 독점 상태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도체는 나노 단위인 회로의 선폭이 좁을수록 저전력·고효율 칩을 만들 수 있어 초미세공정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TSMC가 양산하는 반도체 중 가장 성능이 좋은 것은 '5나노 제품'이다. 애플의 스마트폰인 아이폰12 등에 사용되고 있다.
이번에 TSMC는 5나노 제품보다 더 성능이 뛰어난 '3나노 제품', '2나노 제품'의 투입 계획을 밝혔다. 3나노 제품은 2022년 하반기에 대만 남부의 타이난시에서 양산을 시작한다.
2나노 제품은 연내에 대만 북부의 본사가 있는 신주 지역에 시험라인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공장의 토지취득 절차도 동시에 진행해 조만간 건설에 착수 한다고 밝혔다.
신문은 "완벽한 상태로 5나노 제품을 양산 할 수 있는 것은 현재 세계에서 TSMC 뿐"이라며 "미국 인텔도 7나노 제품 양산에 시간이 걸리는 가운데 TSMC가 이번에 발표한 2나노 제품 등의 순조로운 개발 상황은 업계에 충격을 줬다"고 평가했다.
웨이 CEO는 설명회에서 "미국 애리조나주 공장 건설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TSMC의 5나노미터 생산기술이 적용된 반도체가 2024년부터 양산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TSMC는 3년간 약 1000억달러(한화 약 111조3000억원)를 반도체 공장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애리조나 공장 건설에는 이중 120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예정이다.
웨이 CEO는 "자동차업체들이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기술을 적용하는데 사용할 5나노미터 반도체 공정을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리조나 공장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2만장 가량의 5나노미터 반도체를 생산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미국에서 현재 공급난을 겪는 차량용 반도체는 20나노급 반도체를 쓰기 때문에 5나노미터 반도체가 차량용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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