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 측이 "사람을 폭행한 사실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음을 잘 알고 있다"며 "다만 택시기사에게 건넨 1000만원은 합의금일 뿐 영상을 지워달라고 한 대가는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3일 이용구 법무부 차관 측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지난해 11월 6일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사실 △사건 발생 이틀 뒤인 11월 8일 택시기사에세 1000만원을 송금한 사실 △이후 “블랙박스 영상을 지우는 것이 어떠냐”고 요청한 사실 등을 모두 인정했다.
이 차관은 변호사를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통상의 합의금보다 많은 금액이라고 생각했지만 당시 변호사였고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던 시기였기에 (택시기사에게) 드리게 됐다"며 "다만 합의를 하면서 어떤 조건을 제시한 적은 없으며 일부 언론에서 마치 합의금이 블랙박스 영상 삭제 대가인 것처럼 보도돼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차관 측은 택시가사 증거인멸죄로 입건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이 차관 측은 "합의가 종료된 후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해 ‘영상을 지우시는게 어떠냐’고 요청했고 택시기사는 이를 거절했다"며 "이는 영상이 제 3자에게 전달되거나 유포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었을 뿐, 블랙박스 원본 영상을 지워달라는 뜻은 전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이 차관 측은 또한 "서초경찰서의 사건 처리 과정에는 어떠한 관여나 개입도 하지 않았다"며 "이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서 송구스러운 마음이고, 특히 억울하게 입건까지 되신 택시기사분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와 서초경찰서 경찰관들에 대한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봐주기 의혹)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차관은 지난달 28일 "새로운 일꾼이 필요하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법무부는 이날 중으로 이 차관의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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