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최근엔 집값이 서울을 비롯 전국에서 폭등을 하게 되니까 3040은 물론 20대까지도 더 오르기 전에 영끌을 해서라도 내집마련을 하자는 분위기로 확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집값이 오르니까 전세가도 같이 높아져서 더이상 서민들의 내집마련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은 커녕 높아진 전세가격에 대한 목돈 마련에 많은 고통이 따르는 그런 시대가 되었습니다.
한편에서는 전세라는 제도를 악용해서 부동산 투기를 하는 세력들이 급증했습니다. 집값이 폭등하면 불로소득을 순식간에 엄청나게 얻게되고 반대로 집값이 떨어지면 깡통전세로 몰리게 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얼마 전엔 모녀가 2년만에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를 통해 500채 이상의 주택을 보유하였다고 전세보증금을 상당수에게 돌려주지 못하는 사건도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법인이 아닌 개인이 2년만에 주택을 500채 이상 살 수 있는 나라는 과연 전세계에서 있을까요? 제가 기자들에게서 연락오면 '아직도 기네스북에 등재 안되었나요?' 하고 물어봅니다. 2년만에 개인이 주택 500채를 샀다는 것은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일이죠. 그리고 바로 한국의 전세제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최근 또 전세난이 심각해 질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강남 반포 1, 2, 4주구 재건축을 위해 2000가구 이상이 전세로 일단 옮겨야 하는데 물건이 없습니다. 거기에 보유세, 양도세가 이미 확정되어서 더이상 물건을 내놓지 않을 것 같고, 그러면 수요보다 공급이 적으니까 또 전세가격이 엄청나게 오를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집값도 같이 오를 가능성이 있습니다. 집값이 오를 것 같으니까 보유세가 많이 나와도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그냥 보유할 수 있죠. 어차피 세금내고도 많이 남으니까요.
강남에 전세 사시는 분들은 과연 서민일까요? 물론 일부 주택단지에는 계시겠지만 언론보도에 나오는 30억원짜리 전세 사시는 분들을 서민이라고 하기에 좀 민망할 것입니다. 돈이 없어서 전세를 사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집값이 떨어질지 모른다는 분들, 그리고 8학군 때문에 6년정도만 살면 된다는 분들 아니면 한국에 장기간 체류하는 외국인들이 많습니다.
반면 서울이나 경기, 인천의 경우 전세가격이 급증을 하게 되어 2~3년 지나면 매매가격을 추월하게 됩니다. 특히 새로 분양받은 주택의 경우 입주시기가 다가오면 전세가가 분양가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러면 많은 분들이 그럽니다. "그 때 차라리 살 걸."
괜히 기다렸다가 '하우스푸어'가 됐다고 부부싸움 하시는 분들 매년 급증하고 있습니다. 옆에서 싸우는 모습 보고 계신 2030은 이러다가 내집마련 못할 것 같으니까 무리하게 대출받아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서 대출을 한다는 뜻)을 합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청년 특공, 신혼부부 특공을 3기 신도시에 최대한 많이 공급해 주겠다고 하고 있지만, 혜택을 받는 분들이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경쟁률이 어마어마 할 것 같으니 말입니다.
저소득층의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0년 40년 초장기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출시한다고 하고 기본주택도 만들어 보급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조금 더 확실한 제도가 빨리 갖춰져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어떻게 하면 선진형 주택공급제도를 빨리 도입, 정착해서 무주택자 실수요자를 위한 내 집 마련을 더 많이 빨리 할 수 있을까요? 일단 생애주기별로 안정된 주택공급을 해주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일단 60세 이상 은퇴자나 고령층에게는 주택연금 종신형 연계형 주택을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물론 내집이 있으신 분들은 최대한 많이 가입해서 생활비 걱정을 안하시고 평생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도 무주택자인 4050에게는 빠른 속도로 전세자금가지고 내집마련을 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야 합니다. 즉, 일단 전세자금으로 내집마련을 할 수 있게 해주고 나머지 잔금은 30년 장기저리 대출로 해주는 식입니다.
서울의 공공재개발, 공공재건축, 역세권 개발, 준공업지역 개발에 따른 신규 아파트 분양할 때 청약조건을 이렇게 하면 될까요. 큰 부담없이 바로 새 아파트 입주할 수 있도록. 반면 2주택자 이상은 서울, 경기, 인천에서 더이상 신규분양 아파트는 청약을 아예 할 수 없도록 제한해야 할 것입니다. 1주택자 중 면적을 늘려가실 분들은 조건부로 청약을 넣을 수 있을 것입니다.
3040세대의 경우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공급을 하되 남편이나 부인의 직장이 신규공급되는 아파트 주변에 있을 경우, 일단 우선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부모직장 근처의 학교로 전학시키면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교통문제가 확 줄어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출퇴근 걱정이 없어질 테니까요.
신혼부부의 경우에도 일단 직장이 가까운 곳에 있는 분들 우선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주고 청년은 영끌보다는 공유형주거로 일단 주거비를 최소화시켜 주고, 결혼할때까지 열심히 저축해서 향후 내집마련을 비싸지 않게 공급받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미리 영끌 잘못하면 가계부채 감당이 안될 수도 있으니까요. 물론 여유있으신 분들은 알아서 사면 되겠죠.
전세자금 지원보다는 월세자금 지원을 더 늘리고 가능하면 전세자금 정도면 내집 마련을 하고 잔금은 장기간에 나누어 낼 수 있도록 해주면 됩니다. 이렇게 하면 전세는 점점 줄어들고 선진국처럼 장기 모기지나 임대위주로 시장이 바뀔 것입니다. 더이상 갭투자도 없고요.
그런데 아직도 전세만 계속 고집한다면 또다시 '하우스푸어' 되서 부부싸움 할지도 모르니까, 전세수요를 최대한 줄여주고 내집마련을 조금 더 쉽게 빠르게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야 선진형 주거가 완성이 될 겁니다.
이미 4차산업혁명시대에 비대면 사회가 정착되면서 주거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시대가 점차 다가오고 있습니다. 재택근무, 재택교육, 온라인쇼핑, 메타버스 환경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면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내가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내집이 가장 중요해 집니다.
그러므로 정부에서도 전세지원보다는 전세자금을 가지고 내집마련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제도를 더 많이 만들어서 주택을 공급해야 합니다. 그래도 난 강남에서 비싸게 전세를 사실 분들은 그냥 평생 전세 살 수 있도록 하시면 됩니다. 굳이 30억원 전세사시는 분들 지원해 드릴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싱가포르처럼 주택 자가보유율이 90%가 되어서 더이상 주택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안되도록 말입니다. 그리고 부동산 투기라는 말이 사라진 일본처럼 우리도 선진형 주택문화를 빨리 정착시켜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10년뒤에 모든 언론에서 전세난이라는 용어가 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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