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만화 112년 역사를 새긴 원로 만화가들의 '구술사' [김동욱의 하이컬처]

입력 2021-06-05 06:01   수정 2021-06-05 06:49


1980년대 어린이들의 단짝 친구였던 '아기공룡 둘리', 은근한 섹시 만화를 선보였던 '고인돌', 머리 한쪽에 '땜빵' 자국이 있는 '꾸러기'…

중·장·노년층의 기억의 한 켠을 만화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바쁜 삶을 살아가면서 만화의 존재에 대한 기억조차 희미해졌다가도, 낯익은 한 컷을 만나면 곧바로 만화와 얽힌 옛 추억이 새록새록 솟아납니다.

하지만 문화 산업의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만화 역시 오랫동안 사회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지도,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도 못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원로 만화가들은 한분 한분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옛 만화 작품뿐 아니라 원로 만화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어떻게 탄생시켰고, 작품에 어떤 애환이 담겼으며, 작품이 작가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기록으로 남기는 작업이 진행됐습니다. 그 작업의 일환으로 한국만화가협회에서 원로 만화가들의 삶을 기록한 '만화가 휴먼 라이브러리'(전 12권, 비매품, 알렙출판사)를 출간했습니다.

한국 만화 112년(한국 최초의 만화는 1909년 '대한민보'에 소개된 만평이라고 합니다.)의 발자취를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2016년부터 시작된 연구 결과를 담은 것입니다. 권영섭, 김수정, 박기정, 박수동, 서정철, 윤준환, 이원수, 이종진, 전상균, 조항리, 최석중, 하고명 작가 등 총 12명을 인터뷰해 구술 채록과 자료연구를 곁들여 작성했습니다.


한국만화가협회에 따르면 만화를 공적으로 수집하고 연구를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전문만화 박물관도 한국만화박물관(2011년 개관)과 청강만화역사박물관(2002년 개관) 두 군데에 불과하다는 전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만화와 만화가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한국 문화사의 한 부분과 노하우가 후세에 전해지지 못할 우려가 컸기에 이번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한 발, 한 발 기록을 남겨가다 보면 그동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한국 문화사의 한 단면이 사람들의 눈앞에 우뚝 서는 날이 올 것입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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