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 여아를 빈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김모(22) 씨가 재판에서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김천지원 형사합의부(이윤호 부장판사)는 4일 선고 공판에서 김 씨에게 이같이 선고하면서 10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취업제한과 160시간 동안 아동학대 프로그램을 이수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검찰이 요청했던 전자장치 부착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살인 범죄를 저질렀으나 적극적으로 사망을 의도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재범 우려가 낮아 전자장치 부착 명령은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보호자의 의무를 저버린 채 생명을 앗아간 정황을 고려해 엄벌에 처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지난해 8월 이사하면서 빈집에 아이를 홀로 두고 갔다. 피해 아동은 경북 구미 빈집에서 6개월 동안 방치 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3세 여아 친모가 김 씨가 아닌 외할머니 석모(48) 씨로 밝혀지면서 충격을 안겼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생후 29개월 어린아이가 무더운 여름날 물 한 모금 먹지 못해 사망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 고통은 상상하기 어렵다"며 "김 씨가 보호자 의무를 저버린 채 범행 수법이 잔혹한 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한 점, 아동학대 범죄에 대해 엄벌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김 씨 측 법률대리인은 "피고인 범죄 행위는 한 생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비극적인 일을 야기한 점에서 달리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살인 의도나 계획에 의한 것이 아니라 미필적 고의로 인해 우발적으로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검찰 구형 이후 "뒤늦게 후회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하시겠지만"이라며 "주시는 벌을 달게 받겠다.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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