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엑슨모빌(XOM)의 이사회에 ESG(환경, 사회 및 기업 거버넌스)를 중시하는 이사 3명이 참여하게 되면서 사업모델이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이는 주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투자 메모에서 "엑슨모빌 이사회의 25%(12명 중 3명)가 행동주의 헤지펀드 '엔진넘버원'이 지명한 이들로 채워지면서 신재생 에너지 전환을 투자 우선순위에 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모건스탠리는 “우리는 행동주의 펀드의 이사회 참여가 석유·가스에 대한 투자보다 저탄소 성장을 더 강조할 것으로 믿는다"고 설명했다.
엔진넘버원은 지난달 26일 주주총회에서 이사 두 명을 확보했으며, 지난 2일 세 번째 이사 후보도 주주 승인을 받았다. 지분이 0.02%에 불과한 엔진넘버원은 "엑손모빌이 저탄소 기술에 더 많은 투자를 하지 않아 재무 안정성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모건스탠리는 “이는 엑슨모빌뿐 아니라 더 광범위한 측면에서 중요하다. 이런 일이 미국에서 가장 큰 에너지 회사에서 일어났다면 어떤 상장사의 전략도 ESG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월 '더 좋은 날이 온다'(Better Days Ahead)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엑슨모빌에 대한 투자등급을 ‘비중확대’로 올렸다. 엑슨모빌의 주가는 올 들어 48% 상승했고 이날 61.18달러로 마감했다. 모건스탠리는 16% 더 높은 71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엑슨모빌의 이사회 개편이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주 엔진넘버원이 이사회 두 석을 확보했을 때 "엑슨모빌의 투자 방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엑슨모빌은 지난 2월 탄소저감 개발(탄소 포집 기술)에 2025년까지 3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BofA는 “(이사회에) 행동주의자가 늘어나는 게 (탄소 포집이란) 초대형 프로젝트에 매달리고 있는 엑슨모빌의 전략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 실질적 의미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BofA는 엑슨모빌의 목표주가를 90달러로 제시하고 있다.
윤현성 인턴·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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