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의 잇따른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기본소득 도입'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 지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복지후진국에서는 복지적 경제정책인 기본소득이 가능하고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전체적으로 선진국이 맞지만 복지만큼은 규모나 질에서 후진국을 면치 못한다. 국민에게 유난히 인색한 정책을 고쳐 대한민국도 이제 복지까지 선진국이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복지선진국은 사회안전망과 복지체계가 잘 갖춰져 있고 조세부담률이 높아 기본소득 도입 필요가 않고, 쉽지도 않다"면서 "기본소득을 도입하려면 이미 높은 조세부담률을 무리하게 더 끌어올리거나 기존 복지를 통폐합해 기본소득으로 전환시키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처럼 저부담저복지인 복지후진국은 중부담중복지를 넘어 장기적으로 고부담고복지로 나아가야 하고, 그러려면 부담률과 복지지출이 대폭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늘어날 복지지출 중 일부는 사회안전망 강화나 전통적 복지(선별 또는 보편) 확대에 쓰고, 일부는 경제효과가 큰 기본소득 도입확대에 사용하면 된다는 주장이다.
이 지사는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기본소득 도입은 복지선진국일수록 더 어렵고, 우리 같은 복지후진국이 더 쉽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니까 복지까지 선진국인줄 아는 분들이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소득 지급 방법에 대해 "단기에는 예산절감으로 25조원(인단 50만원)을 확보해 25만원씩 연 2회 지급으로 기본소득 효과를 증명하고, 중기로는 기본소득의 국민공감을 전제해 조세감면(연 50~60조원) 축소로 25조원을 더 확보해 분기별로 지급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또 "장기로는 국민의 기본소득용 증세 동의를 전제로 탄소세, 데이터세, 로봇세, 토지세 등 각종 기본소득목적세를 점진적으로 도입 확대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 지사의 기본소득 도입 주장에 대해 "기본소득은 복지행정력을 갖추기 힘든 가난한 나라에서 유용할 수 있다"면서 "용돈 수준도 안 되는 한달 4만원 지급을 위해 국가예산 26조원을 투입하는 예산편성이 과연 합리적이냐"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앞서 지난달 28일 이 지사의 기본소득 주장에 대해 "기본소득은 누구에게나, 아무 조건없이, 매월 정기적으로, 일정한 혐금을 지급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하지만 이 지사께서 시행해 온 기본소득은 이러한 기본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대부분"이라면서 "선심성 현금살포의 포장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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