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길이 끊긴 20·30대들이 골프장을 찾으면서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자리를 잡고 있다. 골프장 이용객은 지난해에만 10% 늘었고, 그린피도 전국적으로 20% 올랐다. 실외골프장보다 저렴하고 지인끼리 소수로 모일 수 있는 스크린골프장도 20대와 30대 위주 신규 유입자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매출액이 20% 급증했다.
반면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이는 골프연습장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골프연습장은 2011년 이후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1만곳을 돌파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진 이후로 전체의 10%에 달하는 1100여곳이 사라졌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된 작년 3월부터 1년간 문을 닫은 골프연습장은 1120곳에 달한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1·2단계가 시행된 작년 4~8월 사이에만 669곳이 문을 닫았다. 반면 스크린골프장은 급성장했다. 스크린골프장 프랜차이즈인 골프존의 가맹점수는 지난해말 1423개로 2018년 3월말(약 700개)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지난해 매출액도 2019년보다 21.2% 증가한 2810억원을 기록했다. 보고서는 “실외골프장보다 저렴하고 접근하기가 쉬워 20·30대 중심의 신규 골프 입문자에게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불특정 다수와 접촉해야하는 골프연습장과 달리 소수의 지인들과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스크린골프장이 선호된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오상엽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향후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면 스크린골프장의 이용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야외 골프장 이용객도 2019년 4170만명에서 지난해 4670만명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골프 인구는 2019년보다 46만명 늘어난 515만명으로 추산된다. 골프 경력이 3년 이하인 신규 골프 입문자 중 20~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5%에 달했다. 오 연구원은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2030대가 여윳돈으로 골프를 시작하면서 50대의 전유물이었던 골프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야외활동이라서 감염 우려가 적은데다 4인 이하 소수로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골프장 인기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20·30대가 유입되자 그린피도 급등하고 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1년간 대중 골프장 그린피는 주중의 경우 19.0%, 토요일은 15.0% 올랐다. 특히 회원제보다 저렴한 대중제 그린피가 더 오르는 추세다. 충청지역에서는 대중제 골프장 그린피가 회원제 골프장보다 주중에는 5600원, 토요일에는 5700원 비싸지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오 연구원은 “충청지역의 대중제 골프장은 지역 내 골프장이 많지 않고 수도권 이용객의 이용이 늘면서 그린피가 오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충청지역 대중제 그린피 상승률은 주중의 경우 24.3%, 토요일은 21.7%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반면 회원 위주로 즐겨 찾는 제주도는 회원제가 대중제보다 그린피가 각각 44.3%, 5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골프는 생활체육으로도 자리를 잡고 있다. 전국 동호회 종목 중 축구와 풋살(20.8%) 다음으로 가장 가입자가 많은 종목이 골프(14.4%)다. 지난해에만 6.7%포인트 상승하며 수영(8.9%)을 넘어섰다. 오 연구원은 “신규 유입자가 증가하면서 연습 수요가 늘고있다는 점과 연말 백신 접종이 끝난다는 것을 고려하면 골프연습장의 반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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