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종천 강스템바이오텍 대표(사진)는 6일 “한 번만 투약해도 되는 줄기세포 치료제로 임상 3상을 재개해 아토피피부염을 정복하겠다”고 말했다. 아토피피부염은 국내에서만 약 100만 명이 앓고 있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이다. 시중에 치료제가 나와 있지만 여러 번 투약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탯줄에서 나온 혈액을 이용한 줄기세포 치료제 ‘퓨어스템 에이디’로 2019년 임상 3상에 나섰다가 쓴잔을 마셨다. 약효 입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당시 임상에서 크게 두 가지 문제점을 찾았다. 하나는 치료제의 운송 상태였다. 당시 줄기세포 치료제는 영하 70도 이하로 동결돼 있다가 투여 전 공장에서 해동 절차를 거쳤다. 해동한 치료제는 병원으로 냉장 상태로 운송했는데 길게는 하루가 지나서야 투약이 이뤄졌다. 해동 후 바로 투약되지 못하다 보니 세포 활성도가 떨어졌고 제대로 약효를 내지 못했다. 약물 혼용 문제도 있었다. 가려움증이 심한 임상 참여 환자들이 참지 못하고 몰래 다른 약물을 사용하기도 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다음달 시작하는 임상 3상에선 2년 전 실수를 되풀이지 하지 않기 위해 모든 걸 바꾼다. 병원에 냉동고를 설치해 해동 후 투약까지 걸리는 시간을 2시간으로 단축했다. 임상 참가자가 다른 약물을 사용하는 데도 제한을 뒀다. 임상 환자도 194명에서 308명으로 대폭 늘렸다.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위약 투여로 인해 생기는 중도 탈락자를 줄일 조치도 마련했다. 진짜약과 가짜약 투여군의 비율을 기존 1 대 1에서 2 대 1로 바꿨다. 나 대표는 “진짜약 투여군 비중을 높여 중도 탈락하는 시험 대상자의 수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했다”며 “최초 투약 12주 뒤엔 가짜약과 진짜약을 바꿔 투여해 참가 대상자 모두가 진짜약을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내년 임상을 마치고 2024년 신약 허가 신청을 할 계획이다. 다른 임상도 순항 중이다.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퓨어스템 알에이’도 이번달이면 임상 2a상 투약을 마친다. 나 대표는 “골관절염 후보물질 ‘퓨어스템 오에이’도 올해 임상 1·2a상 시험계획을 신청하겠다”며 “줄기세포 생산시설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인정하는 수준에 맞게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주현/이선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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