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도 벌어지는 추세다. 지난해 1분기 대만·한국 팹리스의 매출총이익률 격차는 15.2%포인트였는데 올 1분기엔 21.5%포인트로 확대됐다. 매출총이익에서 판관비 등을 뺀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격차가 더 컸다. 대만 팹리스의 영업이익률 평균은 25.4%인 데 비해 한국은 3.4%로 8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선 ‘공급자 우위’ 기류가 뚜렷하다. 가전과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팹리스에서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있으면 가격은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전자제품용 MCU(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 DDI(디스플레이구동칩) 등은 올해 가격이 20% 이상 올랐지만 ‘없어서 못 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초호황의 수혜를 대만 팹리스들이 독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도체를 수탁생산하는 파운드리 업체로부터 충분한 물량을 공급받고, 이를 중국 스마트폰·가전 업체 등에 팔아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개별 기업 영업이익률에서 증명된다. 스마트폰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전문 미디어텍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1분기 9.5%에서 올 1분기 18.7%로 뛰었다. DDI 전문 노바텍은 15.4%에서 27.3%로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올해 대만 팹리스들이 약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 실리콘웍스, 매그나칩 등 한국 기업이 장악한 프리미엄 제품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DDI 시장에서도 판도 변화가 예상될 정도다. 5위권인 대만 노바텍이 올해 2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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