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 中…위안화 강세 이어질 가능성↑

입력 2021-06-07 14:52   수정 2021-06-0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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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 강세가 중국 정부를 딜레마에 빠뜨리고 있다. 지나친 위안화 강세는 중국 자산시장의 버블을 유발하고 경제 회복을 방해할 수 있지만, 외환시장에 대한 적극적 개입은 미국을 자극해 갈등을 더 키울 수 있어서다.

CNN은 4일(현지시간)“중국 위안화가 미중 무역 전쟁이 시작된 이후보다 가장 강해졌다”고 보도했다. 최근 위안화 환율은 1달러당 6.4위안 아래에 떨어졌다. 1년 전에 비해 10% 이상 가치가 높아졌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계속되는 달러 약세, 그리고 빠른 중국의 경제회복 덕분이다. 미국이 대규모 양적완화를 실시하면서 외국인 자금이 중국 자본시장으로 계속 유입되는 형국이다.

위안호 절상은 어느 정도의 강세는 용인하겠다는 중국 인민은행의 속내를 보여준다고 JP모간은 분석했다. JP모간 자산운용의 차오핑 주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민은행이 중국 정부의 야심찬 인프라 개발 계획을 지원하는데 필요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응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위안화 가치가 오르면 원자재 수입 가격은 낮아진다.

하지만 급격하고 빠른 위안화 상승은 중국 입장에서 달갑지 않다. 수출 경쟁력을 낮춰 고용은 물론 빠른 경제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정 안전성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투기적인 해외자금이 몰려들어 자산 거품을 유발하고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어서다. 중국 정부의 고위 고문이자 전 인민은행 간부인 쉥송쳉은 최근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투기 성격이 강한 돈이 중국 자본시장에 유입되면 혼란을 유발하고 정부의 독자적 재정 정책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대량 유입을 막아야한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주 외화예금 준비금율(지급준비율)을 5%에서 7%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상업은행들이 더 많은 외환자산을 보유하도록 강제해 시장에 외환 공급을 줄이겠다는 움직임이다. 그간 통화시장에 직접적 개입을 피해왔다고 주장한 인민은행에게는 드문 일이다. 그만큼 중국 당국이 위안화 가치를 낮추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도입할 의사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류궈창 인민은행 부총재가 지난주 "인민은행은 환투기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단속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CNN은 중국이 뭘하든 조심스럽게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의 환시장 개입 움직임은 미·중 사이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위안화의 가치를 통제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견제해왔다.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두 나라가 1단계 무역협정에 도달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중국 수출품에 대한 관세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다. 올 초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에도 신장위구르족 인권 문제와 코로나 바이러스의 기원에 대한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미즈호 은행의 켄 청 아시아 환율 전략가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효과적인 조치들을 사용하는 것을 지금까지 자제해왔다. 예를 들어 지난 2017년에 도입한 위안화 일일 환율을 정하는데 쓰는 모호한 공식을 다시 꺼내 쓸 수 있다. 인민은행은 이 도구가 정확히 어떻게 작동하는지 공개하지 않았으며, 작년 10월 이후 더 이상 쓰지 않고 있다. 시장은 이 도구를 인민은행이 위안화를 끌어올리는 시장세력에 대응할 때 쓸 것으로 보고 있다.

청 전략가는 "인민은행이 이 도구를 쓰면 미국 측의 반발을 일으키고 무역협상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민은행이 위안화 절상을 막는 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계속 (약)달러에 의해 움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달러화는 지난 몇 달 동안 완회적인 미 중앙은행(Fed)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해 약세를 보여왔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당국이 불편해한다해도 위안화가 당분간 강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부분적으로 외국 자본이 지속적으로 중국 시장으로 들어가고 있는데다, 미국 달러가 계속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예린 인턴·김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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