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내 직장 동료들로부터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피해자의 폭로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돼 파문이 일고 있다.
공무원 A 씨는 6일 저녁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구청 성희롱 사건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직장 내 남자 계장 2명과 동료 직원 1명으로부터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A 씨는 해당 내용을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올렸으며 "성희롱 성추행과 관련된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고 터지는 시국에 저 또한 피해자로 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피해자들이 목숨을 끊는 뉴스들을 보면 저는 그분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다"며 "신고 이후 구청에서도 상위기관에서도 피해자에 대한 보호조치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남직원 B 씨는 2013년 입사 때부터 술을 전혀 못 먹는 제게 상사에게 술 따르기를 강요했고 전 직원이 있는 사무실에서 매일같이 외모와 언행을 비하했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 계장 C 씨는 아기 엄마인 저를 흡연실에 데려가고, 제 개인 쓰레기통을 확인하는 불쾌한 행동을 했다"면서 "수시로 위아래로 훑어보는 음흉한 표정을 자주 지어댔고, 이를 본 직속 D 계장은 저를 접대부 취급하듯 조롱하고 비판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인 제가 근무하고 있지 않으니 와전된 소문을 퍼뜨려 저를 구청 내에서 내부고발을 한 반역자와 같이 만들어 버렸다"라면서 "가해자들은 오랜 기간 평소 저뿐만 아니라 수많은 다른 직원들에게도 성비위적인 행동과 언행을 저질렀으며 뒷이야기로 직원 간 편 가르기를 주도했다"고 비판했다.
A 씨는 "상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공무원 생활을 계속할 거 아니냐, 사건 신고를 하는 건 너의 자유지만 소문들이 너를 괴롭힐 거다, 계속 볼 사이니 좋게 풀어라'라는 등의 말로 넘어가려 했다"라면서 "2020년 7월 직장 내 성희롱과 지속적인 괴롭힘을 이기지 못하고 구청 감사실에 신고했지만 1차 신고 시에는 정식접수가 되지 않았다. ‘좋은 게 좋은 거라며, 그 직원들은 그럴 의도가 아니었을 것이며, 너를 예쁘게 봐줘서 그런 거다’ 하는 등의 제 식구 감싸기와 같은 회유적인 말만 반복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청의 무성의한 답변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변호사를 선임하여 재진정을 넣었고, 그때서야 구청은 정식접수를 하고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감사실에서는 실명으로 진정서를 접수하여 구청 모든 직원이 볼 수 있도록 했다"고 했다.
이로 인하여 본 사건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구청 직원들 사이에서도 A 씨 사건이 순식간에 퍼져 2차 피해를 봤다는 것.
그러면서 "제게 성희롱과 직장 내 괴롭힘을 행한 직원 3명에 대해 징계가 내려지기까지 약 7개월가량의 시간이 걸렸다"라면서 "사무실 내 CCTV, 같이 근무한 동료들의 증언 등을 힘들게 받아 지속해서 싸웠고, 그 가해자들에게 징계 조치가 내려졌다. 하지만 징계를 받은 가해자들은 일체의 사과도 없었으며 오히려 자신들의 명예가 훼손되었다며 징계에 대해 불복했고 행정소송을 걸었다"고 전했다.
A 씨는 "이후 인사과에 타구청으로의 전출을 계속적으로 요청하였으나 비호의적이었으며 피해자의 답답한 기다림에 대한 공감은 커녕 언제 어디로 복직이 가능한지에 대한 피드백도 제가 요청하기 전까지는 일체의 안내도 없었다"며 "여성가족부와 성희롱성폭력근절추진단에 피해사실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인사권은 구청장에게 있기 때문에 저를 타 구청으로 발령 내는 건 권고에 불가하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 전 근무를 원하는 구청에 본인이 직접 전화를 해보는 건 어떠냐는 이해할 수 없는 문자를 받았다"며 "7급 직급 유지를 하면서는 다른 구청으로 갈 가능성이 없으니 8급으로 강등하면 타 구청으로 갈 수도 있다는 말을 들어야만 했다"면서 "피해자인 본인이 직접 본인을 받아줄 수 있는 구청을 찾아 나서라는 연락까지 받았다.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가 받은 징계보다 더 큰 피해(강등)까지 당해야 할 처지에 놓여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사건 이후 개인 연가를 모두 사용했고, 그 이후로는 질병 휴직을 하고 있다"면서 "구청에서는 공상처리가 가능한 일임에도 안내를 하지 않았고, 상위기관에 신고 이후 그에 대해 알게 되어 최근 공상 처리 신청을 하였고 승인 결정을 받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모두 인정해주지 않았다. 다른 구청으로 발령이 나지 않으면 결국 그 가해자들과 저는 같은 구청에 근무해야 한다. 그게 싫다면 피해자인 제가 억울하게 공직을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끝을 알 수 없는 고통의 시간을 마무리 짓고 행복했던 저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청원에는 7일 오후 현재 약 4600여 명이 동의한 상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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