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가 금융당국에 신청한 디지털 손해보험사 예비허가 심사 결과가 발표된다. 카카오페이가 이번 예비허가를 통과하면 플랫폼 빅테크 기업(대형 정보기술기업)이 보험업에 진출한 최초의 기록을 쓰게 된다.
폭발적 잠재력을 지닌 카카오페이의 보험업 진출에 업계는 잔뜩 긴장하는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흐름이 가속화된 상황에서, '혁신'을 무기로 둔 카카오페이가 시장에 들어선다면 업계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앞서 시장에 진출한 디지털 손보사 캐롯손해보험의 예비허가에 두 달이 소요된 것을 감안하면, 검토 기간이 3배가량 더 길었던 셈이다. 금융당국의 서류 보완 요청이 여러 차례 진행된 탓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3월 금감원의 서류 보완 요청에 따른 신청서를 낸 뒤, 지난달 금융위에도 혁신성과 소비자 보호 부분을 보완한 예비심사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카카오페이 예비허가가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예비심사 검토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고, 서류의 완성도 또한 높은 편이기에 행정 실무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게 중론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플랫폼 빅테크 기업 사업자가 처음으로 보험산업에 들어오는 사례이기에 제도 및 영업 형태, 소비자 보호, 혁신성 등 다뤄야 할 영역이 방대했다"며 "서류 보완 작업은 물론 예비 대표와 면담을 진행하면서 검토에 신중을 기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 관련 공정성, 알고리즘 문제 등 다양한 관점으로 검토를 진행한 만큼 위원님들께서 합리적 판단을 내릴 것이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카오페이도 연내 본허가를 목표로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비 허가가 통과되면 6개월 이내에 본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본허가 신청 시점이 빠를수록 금융위로부터 본허가를 획득하는 기간은 단축된다.
사업 출범 초기에는 여행자 보험, 펫 보험 등 미니보험을 중심으로 고객 확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증권사 출범 시 펀드부터 시작했듯이 초기 사업으로는 고객 접근이 쉬운 생활밀착형 보험에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미니보험 시장으로 업계 기반을 다진 뒤 자동차 보험, 장기보험으로 사업을 점차 확대한다는 게 카카오페이의 구상이다.
사실상 손보업계는 지금까지 5대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시장 영향력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중소 디지털 손보사의 진입에도 파장이 크지 않았다. 비대면 시장이 늘어나는 추세도 디지털 손보사의 진입보다는 코로나19의 영향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카카오페이 보험사의 등장은 다르다는 분위기다. 기존 보험 영업·판매 판도를 통째로 뒤흔들 수 있는, 5대 손보사에게도 매우 위협적일 수 있는 존재라는 게 중론이다. 업계에 미칠 영향력과 장악력이 기존 디지털 손보사들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게 이유다.
먼저 카카오페이가 지닌 파급력에 대한 경계심이 크다. 실제로 카카오페이의 지난 4월 기준 가입자 수는 3600만명을 넘겼다. 한국 전체 인구의 70%에 육박하는 비중이다. 심지어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도 어느 정도 갖춘 상태다. 카카오페이는 2019년부터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 인바이유와 손잡고 간편 보험 서비스를 운영한 바 있다.
사업 확장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카카오페이증권의 계좌는 이미 400만개를 돌파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올해 4분기부터는 후불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신용카드업에도 발을 뻗는다. 보험은 물론 증권, 은행을 아우르는 종합금융플랫폼으로 서비스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카카오페이의 등장으로 업계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5대 손보사의 경우 워낙 업계 장악력이 크다 보니 업계에 누가 진출해도 크게 신경 쓰는 분위기가 아니었으나, 이번에는 다르다"며 "카카오페이가 내놓는 혁신이 업계 지각변동을 일으킬 것이란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온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실상 카카오 계열사들이 내놓은 금융 서비스가 ‘혁신’으로 무장하고 있는 만큼, 어떠한 상품을 내놓을지 몰라 더 긴장감이 크다"며 "카카오뱅크 사례를 보면 점유율 변화도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카카오페이가 설계사 없는 비대면 모델을 어떻게 구상하느냐에 따라 업계를 뒤흔들 메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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