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호들, 자산 늘어도 소득세는 '찔끔'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최상위 부자들이 평범한 직장인보다 훨씬 낮은 비율로 소득세를 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탐사보도매체 프로퍼블리카가 8일(현지시간) 미공개 연방국세청(IRS)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미 최상위 부자 25명의 자산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4010억달러(약 447조3000억원) 불어났다. 이들이 같은 기간 연방소득세로 낸 금액은 136억달러(약 15조원)에 그쳤다.

세계 최고 부자인 베이조스는 자산이 990억달러 증가했지만 소득세는 늘어난 자산의 1%도 안 되는 9억7300만달러만 냈다. 머스크 역시 자산이 139억달러 증가했지만 4억5500만달러만 소득세로 납부했다. 프로퍼블리카는 “최고 부자들에게 적용된 실질 평균 세율이 3.4%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중위소득 가정은 소득의 14%를 소득세로 내야 한다.

미국 최고 부호들은 주식 부동산 같은 자산이 급증했다. 이런 자산은 팔아서 양도차익을 보지 않는 이상 과세 대상이 아니다. 헤지펀드 투자자 칼 아이칸은 “소득세라고 이름 붙인 이유가 있다”며 “가난하든 부유하든 소득이 없다면 세금을 안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