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민택 토스뱅크 대표는 9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중·저신용자에게 1금융권의 대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11차 정례회의에서 토스뱅크에 대한 은행업 본인가를 의결했다. 2016년 12월 케이뱅크, 2017년 4월 한국카카오뱅크가 인가된 후 4년 만에 세 번째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것이다.
토스뱅크는 빠르면 9월부터 영업을 개시한다. 우선, 중금리대출을 확대에 팔을 걷어부쳤다. 올해 말 중금리 대출 비중을 34.9%로 설정했다. 내년엔 42%까지 확대한 후 2023년 말엔 44%까지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기존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와 비교해서도 높은 목표치다. 지난해 말 기준 케뱅의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은 21.4%, 카뱅의 경우는 10.2%에 불과했다.
중금리대출 확대를 통해 제1금융권에서 가장 나은 조건으로 더 많은 고객에게 대출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다. 토스뱅크는 자체 신용평가모델(CSS)을 활용하면 중금리대출 비중 44%를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홍 대표는 "그동안 신용평가는 신용카드 사용이력 등만 판단해서 산정하는 구조적인 모순이 있었다"며 "토스플랫폼을 통해 몇 백만개의 비금융 서비스를 수집하고, 머신러닝과 딥러닝을 넣어 신용평가모델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자체 CSS를 이용해 신용등급으로 산정했을 경우, 전체 업권에서 대출을 신청했던 신용등급은 4등급이 가장 많았다. 그는 "4등급 중·저신용자 비율이 80%를 넘었는데, 토스 CSS로 산정하면 이들 중 30%는 1등급 이상의 등급이 상향됐다"며 "절반 이상은 고신용자로 평가돼 고금리대출을 받아야 했던 고객들에게 1금융권 대출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중금리대출 비중 44% 달성을 위해 부실 위험이 높은 대출을 양산하겠다는 뜻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홍 대표는 "단순하게 위험한 고객을 받아서 숫자를 맞추겠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실제 대출이 나가는 과정에선 한도, 금리 등이 여신서비스로 나가게 되며, 리스크를 실시간으로 관리할 수 있는 체계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또 토스뱅크는 기존의 토스 플랫폼을 이용한 '원앱' 전략으로 최대한 많은 사용자를 모을 계획이다. 그는 "월 1100만명이 토스 플랫폼을 사용하는데, 최대한 많은 사용자들이 토스뱅크를 사용하도록 전환하는 게 목표"라며 "별도 앱 구축할 때 들어가는 비용을 줄여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자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자본금 확충 등에 대해서도 대략적으로 밝혔다. 홍 대표는 "5년간 1조원 정도 자본을 추가 증자하는 것으로 계획을 세워놓고 있지만, 빠르게 대출이 늘어난다거나 할 경우엔 빠른 증자가 필요하다"며 "영업에 차질이 없도록 많은 주주들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이 얼마나 늘어날 지 예측력이 떨어지는 만큼, 고객에게 가장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현재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증자는 매년 3000억원 정도로 보수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상장 계획 관련 질문에 대해선 "아직 생각지 못했지만, 초기 사업이 끊김없이 운영될 수 있도록 기존 주주사들과 증자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합의가 돼 있다"며 "증자하는 과정에서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조달도 여전히 열려있다"고 답했다.
토스뱅크는 혁신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홍민택 대표는 "하나은행·웰컴저축은행, 중소기업중앙회 등 이미 많은 협력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함께 많은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고객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2탄 3탄 등 신규서비스를 빠르게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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