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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W중외제약 측이 그랜드파마와 어타페넴 원료 수출계약을 맺은 건 2017년. 이후 두 회사는 세계 어타페넴 시장(2020년 기준 4억100만달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미국시장을 뚫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하나씩 밟아나갔다.
JW중외제약은 원료를 생산하는 시화공장의 항생제 공장에 대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실사를 통해 c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 인증과 어타페넴에 대한 DMF(Drug Master File·원료의약품등록제도) 승인을 받았다. 그랜드파마가 만든 어타페넴 완제품에 대한 FDA의 시판허가는 지난 3월 나왔다.
어타페넴은 페니실린(1세대)과 세파계(2세대)에 이은 3세대 항생제인 카바페넴계로 분류된다. 기존 항생제보다 항균력이 뛰어날 뿐 아니라 항생제에 내성이 생긴 균도 효과적으로 없애는 게 강점이다. 이 덕분에 피부조직 감염, 폐렴, 요로감염, 급성골반감염 등에 두루 쓰인다.
오리지널 약은 미국 MSD의 ‘인반즈’다. 수년 전 특허가 만료됐지만 제조법이 까다로운 탓에 국내에선 아직 복제약이 나오지 않았다. 통상 의약품 특허가 끝나는 즉시 수십 개 복제약이 쏟아진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케이스다. 회사 관계자는 “카바페넴 계열 항생제 원료합성 기술을 보유한 기업 중 cGMP 인증을 받은 곳은 세계에서 5~6곳에 불과하다”며 “그만큼 생산기술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JW중외제약이 하루아침에 ‘항생제 강자’가 된 건 아니었다. JW가 카바페넴계 항생제 연구에 뛰어든 게 1990년대 초반이었던 만큼 ‘30년 공력’이 쌓인 결과물인 셈이다. 4대 카바페넴계 항생제인 이미페넴, 메로페넴, 어타페넴, 도리페넴을 모두 생산하는 ‘그랜드 슬램’을 이룬 곳은 세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JW중외제약은 이 중 이미페넴에 대한 복제약을 2004년 세계 최초로 내놨고, 도리페넴에 대해선 최근 국내 최초로 독자 원료 개발에 성공했다.
JW그룹은 미국 진출을 계기로 항생제 수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일단 그랜드파마와 함께 캐나다 등지로 수출 영토를 넓히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일본 등 40여 개국에 진출한 이미페넴과 메로페넴의 원료·완제의약품 수출도 늘리기로 했다. 조만간 도리페넴 글로벌화에도 시동을 걸 방침이다.
한성권 JW홀딩스 대표는 “향후 어타페넴 원료로만 연 1000만달러가 넘는 수출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해외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어타페넴 수출국을 넓히고 도리페넴도 해외무대에 데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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