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수소로 철 만드는 시대 앞당기겠다"

입력 2021-06-09 17:51   수정 2021-06-10 00:58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9일 개막한 ‘코리아 인베스트먼트 페스티벌(KIF) 2021’ 행사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포스코, 두산퓨얼셀, SKIET, 씨에스윈드 등 국내 그린 에너지 대표 기업에 집중됐다. 발표자로 나선 이 회사의 대표들은 투자자들에게 미래전략을 상세히 설명했다. 포스코는 수소로 철을 만드는 시대를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두산퓨얼셀은 그린 수소 생산을 위한 장기 플랜을 공개했다. SKIET는 전기자동차 가격을 낮추는 기술력을 강조했다.
포스코, 4년 뒤 연 7만t 수소 생산
유병옥 포스코 산업가스수소사업부장(부사장)은 “수소로 철을 만드는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을 2040년 완료하고 고로를 점진적으로 바꿔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환원제철은 고로에 철광석과 석탄을 넣어 녹인 뒤 철만 뽑아내는 기존 생산방식을 뒤엎고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것이다. 탄소 배출이 없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제철업계에선 ‘상용화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었다. 비용이 많이 들고 기존 설비를 다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부사장은 상용화 시점을 못박고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유 부사장은 “수소환원제철로 철을 생산하기 시작하면 엄청난 양의 수소를 필요로 하게 된다”며 “석탄을 100% 수소로 대체하면 포스코 제철소에서만 연 200만t의 수소를 써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여기에 필요한 수소를 포스코는 직접 생산하겠다”고 했다. “4년 안에 연 7만t 규모의 수소 양산체제를 갖추는 것을 시작으로 2050년까지 연 500만t까지 생산량을 늘릴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제철 과정에서 연 7000t의 부생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해외에서 ‘그린수소’를 들여오는 방안도 추진한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력으로 물을 전기 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분리한 것이다. “호주, 중동 등 재생에너지 단가가 낮은 지역에서 합작 프로젝트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린수소는 암모니아 형태로 액화시켜 부피를 줄인 뒤 수입하기로 했다.
두산퓨얼셀, 수전해 기술 3년내 상용화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는 “그린수소 생산에 필수 설비인 수전해 기술을 2024년께 상업화하겠다”고 밝혔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가 주된 사업이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를 원료로 전기를 발생시키는 장치다. 발전소, 수소차 등에 들어간다. 유 대표는 “수소와 산소의 결합으로 전기와 물이 나오는 것이 수소연료전지인데, 반대로 물을 분해하면 수소를 생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했다.

수소추진선 연료전지 사업 계획도 밝혔다. “해외 기업과 조인트벤처를 세워 2025년부터 양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선박 시장에서 탄소 배출 규제가 도입돼 수소 연료전지 수요가 급격히 커질 것에 대비한 전략이다. 그는 “전북 익산 공장의 수소연료전지 생산 능력이 현재 연 90㎿(메가와트) 수준인데, 내년 상반기 중 270㎿로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SKIET, 분리막 생산능력 두 배로
수소와 함께 ‘그린 에너지’ 양대 축인 2차전지(배터리) 대표 기업의 발표도 있었다.

배터리 핵심 소재 분리막을 생산하는 SKIET의 노재석 대표는 “2024년까지 생산 능력을 올해보다 두 배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노 대표는 “지난해 중국 시장을 제외한 글로벌 분리막 시장에서 일본 아사히, 도레이 등 경쟁사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26.5%를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고 했다.

노 대표는 현재의 시장 장악력이 유지될 것으로 봤다. 전기차 분리막을 상용화하려면 최소 2년이 필요한데, 당분간 새로운 기업의 진출 계획이 없다. 노 대표는 “분리막 시장은 공급자가 한정적이기 때문에 2023년부터 공급 부족 상태가 심화한다”며 “분리막이 배터리 가격 인하 압박 가운데서도 수익성을 지킬 수 있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안재광/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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