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타투 합법화를 주장하며 그룹 방탄소년단(BTS)를 언급해 역풍을 맞았다.
류 의원은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BTS 몸에서 반창고를 떼라"라며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사진을 게재했다. 정국의 손에 있는 타투와 방송 출연 당시 반창고를 붙인 걸 연이어 올리면서 "좋아하는 연예인의 몸에 붙은 '반창고'를 보신 적이 있냐"며 "유독 우리 한국의 방송에 자주 보이는 이 흉측한 광경은 '타투'를 가리기 위한 방송국의 조치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류 의원은 "타투가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친다거나, 청소년 시청자에게 악영향을 준다는 주장은 예술적 표현의 자유 앞에서 설득력을 잃었지만, '타투 행위'가 아직 불법"이라며 "자유로운 개인의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는 세상의 변화에 '제도'가 따르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을 전했다.
그러면서 "타투인구 300만 시대, 최고의 기술력, 높은 예술성을 지닌 국내 타투이스트들이 세계 대회를 휩쓸고, 세계 무대에서 뛰어난 아티스트로 추앙받고 있는 동안, 'K-타투'를 KOREA만 외면했다"며 이날 '타투업법 제정안' 입안 완료 소식을 전했다.
류 의원은 제정안을 통해 "타투 행위를 정의하고, 면허의 발급요건과 결격사유를 규정했다"며 "신고된 업소에서, 자격이 인정된 타투이스트만 시술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건강권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행위이니만큼 보건복지부를 주무 부처로 하고, 타투 업자에게 위생과 안전관리 의무, 관련 교육을 이수할 책임을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저는 국민의 대표로서, 300만으로 추정하는 타투 시민의 지지와 응원의 마음을 담아 그들에게 연대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류 의원의 게시물에 응원과 지지보다는 "유명 아티스트를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더 큰 상황이다. "타투법 발의에 방탄소년단 정국의 사진을 사용하는 의도가 눈에 보여 거부감이 든다"는 것.
"방탄소년단 정국이 반창고를 떼고 활동하고 싶다고 말한 것도 아닌데, 왜 이런 곳에 이용하냐"는 지적부터 "유명인의 유명세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정정당당하게 소신을 갖고 입법 활동을 하라"는 반응까지 이어지고 있다.
현직 국회의원이 해당 아티스트 동의 없이, 출처를 밝히지 않은 사진을 공식 SNS에 게재하는 것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방탄소년단 팬들의 우려와 비판적인 반응에 류 의원 측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진 않은 상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