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상담사 노조 "직고용 해달라"…MZ세대는 '부글부글'

입력 2021-06-10 10:14   수정 2021-06-10 10:23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 중인 고객센터 상담사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례처럼 직고용을 해달라는 요구를 사측이 들어주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건보공단 내의 젊은 직원들과 취업준비생 등 이른바 MZ세대는 이같은 노조의 요구에 대해 “경쟁없는 채용은 공정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0일 건보공단에 따르면 고객센터 상담사 노조가 ‘건강보험공단의 직고용’을 주장하며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공단측은 1600여명의 전체 상담원 인력 중 약 950여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재 건보공단은 콜센터 업무를 효성ITX·제니엘 등 민간기업에 위탁하고 있다. 이들 중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 소속 10개 사업장 근로자가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담사 노조는 건보공단이 청소와 경비용역 등을 직고용한 것과 같은 대우를 해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4대 보험기관 중 국민연금과 근로복지공단 고객센터가 직고용 방식의 정규직 전환을 한 것도 이같은 요구의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건보공단 재직자와 취업준비생 등은 이같은 요구가 지나치다고 여기고 있다. 정당한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람들이 경쟁을 통과한 이들과 같은 대우를 받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을 건보공단 직원이라고 밝힌 청원인이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콜센터) 직영화 및 직고용을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청원인은 "콜센터 직원이 2년이상 근무하면 서류전형에서 우대사항 가산점이 주어지고 있다"며 "기회의 평등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고 썼다. 무조건적인 직고용은 "공정의 탈을 쓴 '역차별'"이라며 "공정한 채용을 진행하려 애쓰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정부의 입김으로 훼손시키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이 청원인은 직고용 확대가 공공기관 적자 확대로 이어져 기존 직원들이 구조조정 등 피해를 보게될 것이란 내용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교통공사가 1조원 적자로 직원 1000명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했다.

지난 4일 자신을 건보공단 정규직이라고 밝힌 또다른 직원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영화·자회사전환 및 직고용에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청원인은 “자신의 상황과 장애를 이겨내고 힘써서 노력해 공단에 들어온 노력이 인정받는 공정한 사회가 충분히 존중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썼다.

파업 날짜에 대한 불만도 제기했다. 이 청원인은 “고객센터는 ‘매달 10일 납부 마감일’과 ‘월요일’ 등 전화가 엄청나게 오는 날에 파업을 하고 있다“며 “10일 전면 파업을 하게 되면 많은 업무는 현업의 주임·대리·과장들이 대체로 다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건보공단은 파업 대책으로 전국 178개 지사에 근무 중인 공단 직원을 상담에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건보공단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전화상담 불편 등 국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민원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은 650여명이 전화상담을 진행하고 넘치는 대기콜은 가입자가 속해있는 전국 178개 지사에 근무 중인 공단직원에게 직접 연결하여 전화 상담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상담사 노조의 요구에 대해선 "공단은 정부방침에 따라 고객센터의 적정 업무수행방식을 검토?논의하기 위해 지난 5월 21일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를 재개한데 이어 6월 3일에도 협의회를 개최하였으며, 외부 전문가들이 중심이 된 협의회는 고객센터 업무수행방식에 대해 여러 모델들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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