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와 빅데이터 등 이른바 ‘플랫폼 파워’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토스뱅크는 핀테크 금융회사다. 전체 직원의 45%가 ‘IT 개발자’라는 점이 점포도, 대면 접촉도 없는 앱 기반 은행의 성격과 영업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간편·신속함을 좇는 금융소비자의 기대도 그만큼 클 것이다.
‘중(中)금리 대출’을 주된 공략 시장으로 삼는 영업전략도 주목된다. 기존 은행의 문턱이 여전히 높은 현실을 감안하면, 소비자 선택권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소상공인 보증·전세자금 등 회사가 준비 중인 대출상품을 조기에 선보여 금융 취약계층이 적극 활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기대 또한 크다. 금리 산정부터 건전성 검사까지 신생 핀테크 금융사가 부딪힐 숱한 애로를 잘 극복해 나가도록 금융당국도 적극 도와줄 필요가 있다.
토스뱅크 출범이 금융혁신을 위한 경쟁의 새 촉매제가 되길 기대하지만 우려할 점도 적지 않다. 가장 큰 과제는 관치(官治)금융 청산이다. 단순히 토스의 은행업 진출 과정을 말하는 게 아니다. 금융권 업역 선 긋기부터 영업, 임원 인사까지 끊임없는 감시·감독·개입을 보면 금융위가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지주회사라도 되나 싶은 게 현실이다. 최근에는 여당까지 앞장서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지경이 됐다. 넘치는 복지 포퓰리즘이 금융에까지 미치면서 ‘정치금융’의 폐단도 심각하다.
관치금융에 정치금융까지 끼어들면 인터넷은행이 10개, 100개가 나와도 핀테크산업 발전은 요원할 것이다. 건전한 경쟁을 촉진해 소비자 후생을 높이고 경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금융계 스스로 규제에 순치돼 ‘한국형 관치’를 자초한 면이 있음을 종사자들이 자각할 때도 됐다. 정치권과 소비자 역시 금융은 ‘공공서비스’가 아닐뿐더러 은행도 수지를 생각하는 경영체임을 인정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인터넷은행의 약진을 기대하며, 금융산업의 본질을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소비자·업계 노력도 절실하지만,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금융을 보는 관점 교정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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