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썩이는 경기 아파트값…판교·광교 30억대 거래 속출

입력 2021-06-10 18:09   수정 2021-06-11 09:05

판교, 광교 등에서 30억원대 아파트 거래가 이어지는 등 경기도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경기도 집값이 오르면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서울 집값을 자극하고, 서울이 오르면 다시 경기도가 상승하는 순환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첫째주(7일 기준)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전주 대비 0.39%로 나타났다. 전주(0.36%) 대비 상승폭이 0.03%포인트 확대됐다. 전국 평균(0.25%)과 서울(0.11%)이 전주와 같은 상승률을 유지한 것과 대비된다.

경기도 집값은 지난달 첫째주(0.30%) 이후 △둘째주 0.31% △셋째·넷째주 각 0.32% △지난주 0.36% 등 상승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지역별로는 시흥(0.96%)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이어 안산(0.76%) 평택(0.74%) 안양(0.73%) 군포(0.71%) 등 순이었다. 부동산원은 “경기도에서도 교통 여건이 양호한 지역이나 교통 개선 기대감이 있는 구축 및 저평가 단지 위주로 많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최근 경기 주요 지역에선 중대형 아파트들이 30억원 넘는 가격에 거래되는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서울 못지않게 높은 가격대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광교신도시 대장아파트 중 하나인 ‘광교 중흥S클래스’ 전용면적 129㎡는 최근 32억5000만원에 손바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21억원에 거래된 주택형으로 불과 약 1년 만에 10억원이 넘게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남 분당구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139㎡는 35억5000만원에, ‘분당아이파크1’ 전용 244㎡는 30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그 밖에 과천, 의왕 등 곳곳에서 전용 84㎡가 대출금지선인 15억원을 넘겨 거래되고 있다. 의왕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전용 84㎡는 지난 6일 16억3000만원에 손바뀜했다. 분양가가 5억원대 중반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3배가량 오른 셈이다. 지난해 입주한 ‘과천푸르지오써밋’ 전용 84㎡는 지난 4월 20억5000만원에 신고가를 썼다. 화성시 동탄역 인근 아파트들도 전용 84㎡가 15억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경기도 집값 상승의 배경엔 고공행진 중인 서울 아파트값과 교통 호재 등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서울 아파트가 급등하자 일부 매수 수요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수도권으로 옮겨 갔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이 정차하고 지하철 연장 등 서울 접근성이 개선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몰렸다는 설명이다. 의왕은 인덕원~동탄, 월곶~판교 복선전철이 예정돼 있는 데다 GTX C노선 추가 정차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집값이 급등세를 탔다. 동탄2신도시도 GTX A노선과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등 교통 호재가 부동산 시장을 들쑤셨다.

급등한 경기도 집값이 다시 서울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시장에선 서울 강남권 핵심 단지와 경기도 아파트의 가격 및 입지를 비교하면서 “서울 집값이 아직도 싸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수도권 고가 아파트 거래가 매도 심리와 ‘갈아타기’ 수요 등에 영향을 미쳐 서울 핵심지 집값을 더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한편 이번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은 0.08%로 전주(0.06%)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초구 전셋값은 대규모 재건축 이주 수요 등으로 0.39% 올라 2018년 7월 다섯째주(0.47%) 이후 2년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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