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시험대 오른 '보수의 신성' 이준석 "김종인式 경제민주화 동의 안한다"

입력 2021-06-13 17:45   수정 2021-06-14 02:04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내년 대선에서 보수 진영이 승리하려면 경제, 교육, 안보 등 세 분야에서 수권 정당이 될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복합기업집단감독법) 등 김종인식(式)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며 “경제민주화가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분배가 시장을 통해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2000년대 초까지 보수는 경제, 교육, 안보 영역에서 진보 진영보다 월등히 낫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은 경쟁우위가 모두 사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선 공약을 수립할 때 이들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는 ‘자유에 기반을 둔 미국식 자본주의 체제’를 경제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삼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나타냈다. 이 대표는 ‘승자가 모든 성과를 가져가는 미국식 자본주의가 공정하냐’는 질문에 “공정한 기회를 통해 경쟁할 토대만 조성된다면 (승자독식의) 성과 배분도 공정하다”고 말했다. 다만 “100m 달리기에서도 남녀 구분은 해야 한다. 경쟁 불가의 영역은 존재한다”며 공정한 경쟁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이 대표는 최대 정치 현안 중 하나인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보다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한) 영업 피해 보상에 집중해야 한다”며 “전쟁이 나면 국가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징발한다. (자영업자 손실 보상은) 이에 대해 합당한 대가를 치르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월급 한 푼 안 깎인 공무원에게까지 왜 재난지원금을 줘야 하냐”며 “재난지원금이 더 큰 세금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국민은 잘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의 평가는 다소 엇갈린다. 세대교체를 이끌 ‘보수의 신성’이라는 기대와 “곧 밑천이 드러날 것”이라는 혹평이 교차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평론가로 이름을 알린 이 대표가 이제는 리더십으로 평가받을 차례”라며 “1차적으로 내년 대선 결과가 ‘정치인 이준석’의 정치생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좌동욱/이동훈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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