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덜난 고용보험기금…2024년까지 갚아야 할 이자만 1조

입력 2021-06-14 17:26   수정 2021-06-15 01:05

고용보험기금이 적립금 부족으로 2024년까지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에서 빌려야 하는 돈만 총 2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같은 기간 이자지급액만 1조원에 달하면서 고용보험 재정이 악화일로를 걸을 전망이다.

14일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은 올해부터 2024년까지 공자기금으로부터 총 14조8300억원을 빌려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조6997억원을 빌린 데 이어 올해 3조2000억원, 2022년 2조3000억원, 2023년 4조5000억원, 2024년에는 5조1000억원을 가져다 써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공자기금은 정부가 연기금 등 공공자금을 지원해주기 위해 조성한 기금이다. 연 1%대의 저리로 빌릴 수 있지만 엄연히 갚아야 할 빚(예수금)이다. 고용보험기금이 적립금 고갈로 매년 돈을 빌려야 하다 보니 관련 이자지급액도 함께 불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34억원이던 이자지급액은 올해 1344억원, 2022년 2258억원, 2023년 2685억원에 이어 2024년 3113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대비 2024년에는 이자지급액이 23배로 증가하는 셈이다. 해당 5년 동안 누적 이자지급액은 총 9534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까지만 해도 고용보험기금의 적립금은 10조2544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시작된 적자로 인해 적립금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었다. 2018년 9조4452억원, 2019년 7조3532억원을 거쳐 지난해 1조9999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올해 고용보험기금은 4조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

고용부는 고용보험기금 고갈에 대해 “고용 취약계층 지원 강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실업급여가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빚이 불어나는 것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코로나19로 실업급여가 급증하는 가운데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다 보니 예수금이 과도하게 추산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정부의 선심성 정책과 기금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지출이 화를 불렀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9년 실업급여 수급 기간을 기존 3개월~8개월에서 4개월~9개월로 늘렸다. 지급금액도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높였다. 중소·중견기업이 청년을 채용하면 지원금을 주는 ‘청년고용추가장려금’ 등 각종 지원금 사업도 대거 신설했다. 김 의원은 “근로자와 사업주가 매달 꼬박꼬박 적립한 기금을 현 정부가 제 돈처럼 선심쓰듯 사용한 결과 국민에게 남은 건 빚 폭탄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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