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북 제재 완화 여부는 북한에 달렸다”고 말했다. 미·북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로는 북한이 미국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을 꼽았다.
반 전 총장은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와 뉴욕 코리아소사이어티가 공동 개최한 화상간담회에 참석해 “북한이 그들의 약속을 지킨다면 미국 정부가 제재 완화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국민들은 북한을 포용하고 도와줄 준비가 돼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한국이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은 유엔 안보리 제재가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대북 지원을 원해도 북한이 앞선 비핵화 약속을 이향하지 않으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새 대북 정책은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와 다른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보텀업(상향식)’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접근법을 취하든 합의가 있어야 하고 합의가 이뤄지면 이를 반드시 지키고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합의에는 확신과 신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반 전 총장은 북한의 전향적인 자세도 촉구했다. 반 전 총장은 “불행하게도 미국과 북한 양국 모두 서로를 믿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북한 측이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 공동선언문에 북한의 불법적인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포기를 촉구한 것에 대해서는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 최강대국들의 집단적인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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