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의 '신용카드 캐시백' 정책…카드사에 호재일까?

입력 2021-06-17 13:46   수정 2021-06-17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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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로 소비를 많이 하면 정부가 소비 증가분의 일정 부분을 되돌려 주겠다는 여당의 경기 부양책에 대해 카드사들이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카드 결제액이 자연스레 증가할 수밖에 없어서다. 하지만 캐시백 대상이 가맹점 수수료율이 낮은 영세가맹점 등에서의 소비로 제한될 경우 카드사의 수익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소상공인 피해 추가지원,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신용카드 캐시백 등 ‘3종 패키지’를 중심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신용카드 캐시백은 올 3분기 카드 사용액이 2분기보다 많을 경우 증가분의 일정 비율을 카드 포인트로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정치권과 금융권에선 월 10만원 한도 내에서 소비 증가액의 10%를 되돌려 주는 안이 유력하다는 평가다는 얘기가 나온다. 가령 A씨의 카드 이용액이 2분기에 200만원, 3분기에 300만원이라면 증가분인 100만원의 10%인 10만원을 4분기에 카드 포인트로 환급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만약 증가분이 200만원이더라도 캐시백 최대 한도인 10만원만 받게 될 가능성이 크다.

카드사들은 기본적으로 이 정책을 반기는 분위기다. 고객들이 캐시백 혜택을 받기 위해 카드 결제를 늘리면 카드사들의 신용판매 수익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고 있고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소비자들이 소비를 늘릴 유인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정부가 앞장 서서 카드 결제를 장려하고 있는 만큼, 카드사 입장에선 마케팅 비용을 아끼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난지원금을 카드 등을 통해 지급했을 땐 카드사들이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서버를 증설하는데 비용이 많이 들었지만, 이번 정책과 관련해선 서버 개발 비용 등이 특별히 필요하지 않아 보인다”며 “국가적으로 소비 진작 효과도 낼 수 있고, 카드사들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정책”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번 정책의 유불리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정부가 영세·중소가맹점을 통한 카드 이용 증가분에 대해서만 캐시백 혜택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서다. 연매출 30억원 이하 중소가맹점의 경우 우대수수료율(0.8~1.6%)을 적용받는데, 카드사 입장에서 이 요율은 사실상 ‘역마진’ 수준이다.

실제 작년 재난지원금이 카드 등을 통해 지급됐을 때도 카드 이용액은 늘었으나 카드사들은 80억원 가량의 손실을 봤다. 재난지원금을 백화점 등 대형가맹점에서 사용하지 못하고 영세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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