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지난 4년간 1만2333개 제조기업이 해외로 나가는 사이 단 52개사만 국내로 U턴(리쇼어링)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대통령이 “대한민국을 세계공장으로 만들겠다”는 말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권명호 국민의힘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제출받은 ‘리쇼어링 기업 현황’에 따르면 2017년~2020년 4년간 해외 진출 기업 가운데 생산공장 등을 국내로 다시 옮긴 기업은 52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 기간 제조업이 해외로 나간 ‘오프쇼어링’은 1만2333개사에 달했다. 해외 진출 기업수가 U턴 기업수보다 237배 많았다.
리쇼어링기업 가운데 대기업은 현대모비스 단 1개사에 그쳤다. 나머지는 중견기업 9개사, 중소기업 42개사였다. 대기업이 국내로 돌아온 경우 관련 협력사들과 동반 복귀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 때문에 '대기업의 국내 복귀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리쇼어링 성과는 극히 부진한 모습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규제로 인해 수도권 복귀기업은 10개사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경남 등 지방이었다.
정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로 돌아온 기업들도 현지 생산비용 등의 외부요인으로 돌아왔다는 답변이 많았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42개사,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가 9개사로 신흥국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선진국에서 복귀한 사례는 미국에서 자동차부품업을 했던 중소기업 1개사 뿐이었다.
정부의 리쇼어링 정책은 문재인 정부 출범 때인 2017년 8월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시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8년 11월에 유턴기업 종합지원 대책을 수립했고,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등 잇따라 대책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직접 “한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의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며 “대한민국이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이 되어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계 기업 유치는 고사하고 국내 기업 U턴 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명호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과감한 리쇼어링 정책으로 국내로 복귀하는 유턴기업이 늘어날 것이다고 예측했지만 결과는 장밋빛 청사진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외 진출기업은 국내로 복귀하고 싶어도 현 정부의 반기업, 반시장 정책으로 인한 경직된 노동환경, 각종 규제, 생산비용 상승 등으로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들이 복귀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위해 과감한 규제완화와 세제혜택 등 리쇼어링 정책의 과감한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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