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전 남자친구를 만났다는 이유로 친구에게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행위를 강요하고 촬영한 혐의 등을 받는 10대 여고생들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17일 서울고법 형사10부(이재희 이용호 최다은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촬영물 등 이용 협박) 등 혐의로 기소된 A(18)·B(18)양에게 징역 장기 5년·단기 3년을, C(18)양에게는 장기 4년·단기 2년6개월을 선고했다.
A양 등은 지난해 9월 서울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피해자에게 자위 행위를 강요하고 이를 신고하면 영상을 가족 등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 중 1명은 같은 달 동영상을 친구 8명에게 전송하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같은 장소에서 주먹과 발 등을 이용해 피해자의 머리를 때리고 강제로 2L의 생수를 먹이고 이를 멈추면 때린 뒤 토사물을 핥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양 등이 피해자에게 가혹한 행위를 저지른 것은 피해자가 C 양의 전 남자친구를 만났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1심 판결이 무겁다며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는 1심과 같은 형량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정신이 미숙한 상태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건 유리한 정상"이라면서도 "피해자를 무차별 폭행해 돈을 갈취하고 자위행위를 강요해 촬영한 뒤 협박하고 다른 사람에게 촬영물을 제공했다"며 원심 형량을 유지했다.
피해자는 사건 이후 새로운 학교로 전학을 갔고 심리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일상생활에 무리가 있으며 정신적 고통을 받아 자해를 시도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만 19세 미만 소년범이 징역 2년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 장·단기로 기간을 정해 형을 선고하는 부정기형 판결을 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