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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한탕을 위해 '정리매매'에 뛰어들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자들은 보통 정치나 관련산업끼리 묶이는 '테마주'에 투자하지만, 최근에는 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하는 종목에도 손대고 있다. 이들 종목은 정리매매 기간 동안 상승과 하락폭 제한이 없는 게 특징이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합법적인 도박판'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정리매매 종목은 단기간의 큰폭의 급등락을 반복한다. 운이 좋으면 하루에 수십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단기차익을 노리고 뛰어드는 이른바 '정리매매꾼'이 등장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꾼'들이 손을 대기 시작하면 개인 투자자들은 '쪽박'을 찰 수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리매매 도입 취지와 다르게 또 다른 투자자들의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이엠텍은 이후 남은 정리매매 4거래일 가운데 하루(7일)를 제외하고 모두 상승한 채 거래를 끝냈다. 정리매매 기간동안 종가 기준 최저점은 지난 3일에 기록한 434원이였지만 마지막날인 10일에는 675원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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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이후 투자자가 보유주식을 처분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하는 제도로, 투자자들은 7거래일간 거래할 수 있다. 사실상 정리매매는 주식 보유자들이 상장폐지를 앞두고 팔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가격이 높아질 때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세력이 끼어들면서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가격 제한 폭이 없다보니 주가가 일반 종목보다 널뛰기를 하는 폭이 훨씬 크다.
이달 정리매매를 실시한 종목들의 평균 등락률은 마이너스(-)50.9%에 달했다. 정리매매 첫날 종가가 1100원이던 퓨전은 70.0% 내린 330원으로 증시에서 퇴출됐다. 이보다 앞서 정리매매 기간을 가졌던 행남사의 경우 첫날 182원에서 66원으로 63% 넘게 빠지며 상장폐지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증권가에선 정리매매 종목 거래는 '폭탄 돌리기'와 다름 없다고 경고한다.
급등락을 막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지 않냐는 의견에도 부정적인 의견이다. 대부분 투자자들은 상장폐지 사실과 정리매매 기간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서다. 때문에 별도 보호장치가 필요 없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에서 내려오는 것이지 회사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며 "상장폐지 종목을 관리하는 꾼들도 있고, 이들은 상폐 종목을 재상장하는 작업까지 관여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정리매매 종목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거래하는 만큼 이들을 따로 보호할 필요 없다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일부 정리매매 취지와 다르게 투기판을 변하는 것과 관련해 우려가 있으나, 지금 상황에서 투자자 개인이 정리매매가 폭탄돌리기가 될 수 있는 만큼 '묻지마 투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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