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떠들썩하게 만든 살인사건, 남편이 꾸민 자작극이었다

입력 2021-06-19 01:43   수정 2021-06-19 08:24



그리스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든 강도 살인사건의 진범이 남편의 자작극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그리스 언론에 따르면 헬기 조종사 바비스 아나그노스토풀로스(33)씨가 아내 캐롤라인 크라우치(20)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아나그노스토풀로스 씨는 지난 5월 11일 아내 크라우치 씨와 논쟁을 벌이다가 목을 졸라 살해했다. 이후 그는 언론과 경찰에게 뻔뻔한 거짓말을 했다.

그는 강도들이 집 안에 침입한 후 자신과 아내를 위협했으며 이 과정에서 아내가 강도들에게 살해당했다고 경찰에 신고를 했다. 아울러 아나그노스토풀로스 씨는 강도들이 현금 1만 파운드를 훔치고 달아났다고 주장했다.

아나그노스토풀로스 씨는 강도가 침입한 것을 위장하기 위해 자신이 키우던 강아지도 살해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그는 언론과 인터뷰까지 하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또 그는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아내의 추도식까지 참여했다. 그는 추모식에서 아내의 모친과 대화까지 나눴다.

또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내를 추모하는 글을 게재하면서 완벽한 범죄를 꾸몄다.

그러나 그의 거짓말은 그리스 경찰에 의해 얼마가지 않아 발각됐다. 경찰은 강도 살인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집 주변 폐쇄회로 (CC)TV 메모리카드가 없어진 것을 확인했다.



더불어 두 사람 사이에서 문자 메시지도 해당 사건의 중요한 증거가 됐다. 결혼 후 두 사람은 부부 갈등을 빚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살해 당한 크라우치 씨의 지인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는 항상 그녀에게 집착했으며 모든 것을 통제하려고 했다"며 "그녀는 결혼생활을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다.

여러 정황들을 포착한 경찰은 아나그노스토풀로스 씨와 8시간이 넘는 강도 높은 심문을 했으며 끝내 자백을 받아냈다. 아나그노스토풀로스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내가 꾸민 짓에 대해 처벌을 받고 싶다"고 모든 범행을 시인했다.

이에 전날 그리스 경찰은 아나그노스토폴로스 씨에게 살인 및 동물학대 등 혐의로 기소했다.

그의 연기력에 혀를 내두른 그리스 경찰 관계자는 "그는 최고의 연기자"며 "최근 발생한 범죄 중에 가장 기억이 남는 사건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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