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등 켜진 국산 코로나 백신 임상

입력 2021-06-20 17:21   수정 2021-06-2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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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 10명 중 8명은 국산 코로나19 개발 임상시험에 참여할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부작용 등 안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3분기부터 임상 3상에 들어가려던 국산 백신 개발사들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이 전국의 만 18세 이상 성인 16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국산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할 의향이 있다’는 답변은 21.4%였다.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92.3%에 달했지만 임상시험 참여에는 소극적이라는 분석이다. 연령별로는 20대가 16.5%로 임상시험 참여에 가장 부정적이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는 ‘백신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30.7%로 가장 많았다. ‘제한적인 임상시험 정보’(22.7%), ‘국산 백신 효과에 대한 불신’(14.5%), ‘보상체계 미흡’(11%) 등이 뒤따랐다. ‘국산 백신의 임상시험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는 답변은 33.8%에 그쳤다. ‘보통’은 51.4%, ‘안전하지 않다’는 답변은 14.9%였다.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사들은 곤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1·2상과 달리, 3상은 수백 명 이상 대규모 환자에게 투여해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받아야 한다. 현재 5개 제약·바이오기업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코로나19 백신 임상승인을 받았다. 이 중 SK바이오사이언스와 셀리드는 다음달 3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임상 참여자를 구하기조차 힘든 상황이 되면서 임상 3상 진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빠르게 오르면서 ‘굳이 임상시험에 참여하지 않아도 백신을 맞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3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효과 검증은 둘째 문제고, 임상 참여자를 모집하는 것조차 ‘하늘의 별 따기’”라고 했다.

배병준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 이사장은 “임상시험 결과 데이터 공개, 보상 한도 확대 등 임상시험 참여를 고취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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