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이 미래 발전 에너지원 가운데 가장 많이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탄소중립을 향한 주요 국가의 정책적 드라이브와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기조가 강화되면서 에너지 시장에선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회계·컨설팅 법인 삼정KPMG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ESG시대, 성장과 도태의 갈림길에 선 국내 태양광산업의 돌파구' 보고서를 21일 발간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지난해 전체 에너지 수요가 전년 대비 5.3% 감소했으나, 재생에너지 수요만 유일하게 0.9%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태양광이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9년부터 2040년까지 발전량이 가장 많이 증가할 에너지원으로 태양광을 꼽았다. 석탄 발전량은 864Twh 감소하는 반면 태양광은 4813Twh 만큼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는 글로벌 발전용량 2만5865Twh가운데 태양광 발전은 844.39Twh로 비중이 3.27% 정도다.
국가별 태양광 시장동향을 살펴보면 선두주자인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설비용량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태양광 시장은 코로나19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큰 내수 시장과 강력한 정부 정책으로 여전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가정용 태양광 증가와 신재생공급의무화제도(RPS) 비율의 상향으로 코로나19 타격에서 벗어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신규 건설 주택에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한 캘리포니아주를 중심으로 가정용 태양광 발전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네바다주가 RPS를 2050년까지 100%로 상향 조정한다고 선언하는 등 전력의 절반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주가 13개로 늘었다.
일본의 태양광 시장은 보조금을 통한 확산을 넘어 자율경쟁으로 돌입했다. 독일 등 유럽과 기타지역들도 탄소국경세 도입으로 태양광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 이외에도 태양광 주도 재생에너지 정책이 활발한 국가로 스페인, 인도, 베트남, 호주, 이스라엘이 꼽혔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태양전지, 모듈 등 부품 생산기업을 넘어 재생에너지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해외 태양광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 비즈니스를 적극 추진 중이다. 보고서는 해외 시장이 원가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고, 전력 판매가 자유화돼 있어 국내 기업들이 해외 태양광 다운스트림 비즈니스에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워싱턴주, 독일 등과 같이 전력 시장이 자유화된 곳에선 소비자가 직접 발전사업자를 선택할 수 있고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이 다양한 요금제를 개발할 수 있다.
변영훈 삼정KPMG 제조산업본부장(부대표)은 "중국은 현재 자국 기업에 독자적인 경쟁 우위를 제공하고 있어 해외 기업이 진출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발굴을 위해 미드스트림 부문에서 차세대 기술이 접목된 고품질 태양전지를 생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 태양광 시장에 진출할 경우 EPC와 설비 리스, 매각에 그치지 않고 유지·관리(O&M)부터 전력 판매까지 다운스트림 전 영역 비즈니스에서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며 "가상발전소(VPP) 등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비즈니스를 발굴해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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