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12월 시작한 미국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작업을 완료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사진)의 미래 먹거리 사업에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 회장은 2019년 임직원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그룹의 미래 사업은 자동차가 50%, 도심항공모빌리티(UAM)가 30%, 로보틱스가 20%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결정한 이후 본계약을 거쳐 모든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 현대차그룹이 지분 80%, 소프트뱅크그룹이 20%를 보유하게 됐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가치는 약 11억달러(약 1조2486억원)로 평가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억8000만달러(약 9985억원)에 인수를 결정했다.
로보틱스는 정 회장이 정성을 쏟는 미래 사업 중 하나다. 직접 사재 2400억원을 들여 지분 20%를 매입했을 정도다. 현대차그룹이 획득한 80% 지분은 현대차 30%포인트, 현대모비스 20%포인트, 현대글로비스 10%포인트, 정 회장 20%포인트로 구성된다.
최근 미국 출장에서 정 회장이 보스턴 다이내믹스 본사를 찾아 사업 추진 상황을 살핀 것도 해당 분야 육성에 대한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로봇 시장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발전과 함께 급성장하고 있다. 인명구조, 물류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서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계기로 비대면 시장이 각광받게 되면 로봇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연 평균 32% 성장률을 기록해 2025년 1772억달러(약 201조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성장세가 가파른 로봇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로봇 시장 진입을 위해선 자율주행(보행), 로봇팔, 비전(인지·판단) 등의 기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한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가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과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 등을 개발한 업체다. 올 3월에는 창고·물류 시설에 특화된 로봇 '스트레치'를 선보였다. 스트레치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라인업 중 스팟에 이어 두 번째로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로봇공학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확보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략적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며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및 스마트 팩토리 기술과의 시너지도 예상된다"고 의미 부여했다.
제조·물류·건설 분야에도 보스턴 다이내믹스 역량을 접목할 계획. 회사는 "로봇 부품 제조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 구축까지 로봇공학을 활용한 새로운 가치사슬(밸류체인)을 창출하고,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글로벌 판매·서비스 및 제품군 확장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