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 ‘토따’란 말이 유행이다. ‘토러스 따라잡기’의 줄임말로, 투자자문사인 토러스투자자문이 투자하는 종목을 따라 사는 이들이 생겨나면서 붙여졌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09년부터 현재까지 개인 고객의 누적 투자수익률은 수천%에 달한다. 작년 수익률만 100% 남짓. 최근 투자자문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이유다. 수익률이 높아지자 운용자산은 10년 새 5000억원에서 2조원으로 불어났다. 2001년 토러스투자자문을 설립해 이끌고 있는 김영민 대표(사진)에게 증시 전망을 물었다.
21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만난 김 대표는 “쉽지 않은 시장 상황”이라며 최근 장세를 ‘그레이존(회색지대)’이라고 표현했다. 성장주와 경기민감주가 시소 게임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재산업, 내수주 등의 주가가 많이 오른 탓에 종목 선별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성장성이 남아 있다고 봤다. 코스피지수 상단은 3400까지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테이퍼링이란 것은 유동성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규모를 서서히 줄여 나가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유동성의 힘이 시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국민연금의 행보가 상승세를 막아설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올 들어 국민연금이 20조원가량의 국내 주식을 매도했는데 정해진 보유 비중에 따라 지수가 3200을 넘어서면 주식을 계속 팔아야 하는 구조”라며 “현재 기준으로 코스피지수가 2700~3200에선 국내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환율 여건상 매도세를 유지해온 외국인이 한국 시장에 돌아올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의 이익 전망치가 올해뿐 아니라 내년 이후까지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외국인에게 투자 매력도가 높은 상황”이라고도 했다.
김 대표는 단기적으로 경기민감주가 여전히 성장주에 비해 상승 여력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경기민감주에 방점을 두고 과열된 종목은 수익을 실현해 종목을 교체하는 방식이 유효하다고 했다. 그 가운데 자동차와 반도체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꼽았다. 조선주는 과거 슈퍼사이클을 제외한 상승 국면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주가가 많이 오른 상태라고 봤다.
단기 투자자가 아니라면 ‘장기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네이버, 카카오, 하이브 등 플랫폼 기업이 장기 성장주에 속한다고 했다. 근래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친환경 관련주(한화솔루션, 씨에스윈드 등)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장기적으로 네이버의 성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확장 가능성이 있는 장기 성장주란 이유에서다. 김 대표는 “시간이 갈수록 이익이 증가하고, 외국으로 플랫폼을 확장할 수 있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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