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가계 부채 증가세가 가파르다고 보고 작년 12월을 기점으로 인터넷은행에도 고신용자 대출을 죄라고 요구했다. 이 시점을 계기로 인터넷은행들의 금리 정책이 달라졌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카카오뱅크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금리는 연 3.16%로 우리은행(연 2.98%), 신한은행(연 2.85%)보다 크게 높지 않았다.
올 들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장금리가 뛰었다. 인터넷은행들은 대출 금리를 시중은행보다 큰 폭으로 올리기 시작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지난 4월 각각 평균 연 3.73%, 3.75% 금리에 일반(일시금) 신용대출을 내줬다.
‘영끌(영혼을 끌어모은) 대출’을 통한 투자가 한창이던 2020년 10월 금리는 각각 연 2.88%, 3.20%였다. 6개월간 각각 0.85%포인트, 0.55%포인트 금리를 올린 것이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대출 금리를 0.44%포인트 높였다. 카카오뱅크의 금리 인상 폭이 신한은행의 두 배가 넘는다.
최근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가 대출을 받을 때 각종 우대 혜택을 주는 반면, 고신용자에겐 대출 금리를 올리거나 한도를 낮춰 불이익을 주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10일부터는 중·저신용자에게 직장인 사잇돌대출과 신용대출 이자를 한 달간 면제해주고 있다. 또 대출한도를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했다.
반면 지난달 고신용자의 신용대출 최대 한도를 1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내렸다. 6개월간 1~2등급 대상 대출 금리를 0.5%포인트가량 올렸다. 최근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카뱅 마이너스통장을 갱신했는데 한도가 줄고 금리가 올랐다’는 불만이 속속 제기되는 배경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 주문을 계기로 인터넷은행의 체질이 달라지고 있다”며 “중·저신용자를 상대로 영업해 온 2금융권에도 ‘메기 효과’를 발휘할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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