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투자전략 보고서의 공통 화두는 ‘성장주 투자전략’이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하반기부터는 물가가 낮아질 수밖에 없는 데다 미국 실업률(5월 5.8%)이 아직 코로나19 이전 실업률(3.5%)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가치주보다는 성장주에 우호적인 환경”이라며 “지금은 성장주를 공략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떤 성장주를 골라 투자해야 할까. 대신증권은 ‘바이든 수혜주’를 주목했다. 문남중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투자 중 절반을 차지하는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나 정보기술(IT) 업종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단기 투자자들은 현금 흐름이 좋고, 이익 전망치가 좋은 성장주부터 매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위험자산 선호 양상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선 현금 흐름이 확실한 성장주를 먼저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미디어 업종이 강세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문종진 교보증권 연구원도 “최근 성장주가 반등 흐름을 보이는 건 장기 성장성에 대한 기대 때문이 아니라 실적 전망치가 상향되면서 밸류에이션이 매력적 구간에 진입했기 때문”이라며 “인터넷이나 바이오, 2차전지 등 성장 업종 중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을 선별해 담을 것”을 권했다.
‘성장주 vs 가치주’의 논쟁이 무의미하다는 주장도 있다. 신승진 연구원은 “이분법적 구분보다 실적 대비 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에 대한 파악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급등한 성장주를 추격 매수하는 것보다 성장 가능성 대비 주가 상승폭이 높지 않은 종목을 사는 게 낫다는 것이다. 자동차나 2차전지 업종이 이에 해당한다. 향후 경제활동 재개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미디어·엔터나 면세 업종도 추천했다.
가치주의 시대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유일하게 ‘가치주 장세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오히려 Fed의 긴축 압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가치주 대세론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재개 수혜주와 가치주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이 성장주보다 높다”며 “당분간 변동성은 확대되겠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가 높은 만큼 실적 측면에서 성장주보다는 가치주가 유리한 때”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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