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오랜 주주인 영국 자산운용사 베일리 기포드가 '넥스트 테슬라'로 바이오주인 모더나와 일루미나를 꼽았다. 중국 주식 중에서는 식료품 배달 관련주인 메이투안과 핀둬둬의 전망이 밝다고 봤다.
톰 슬레이터 베일리 기포드 미국 주식책임자는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전문지 배런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모더나는 넓게 응용 가능한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다"며 "유전자 시퀀싱(염기서열 분석) 머신을 만드는 일루미나에도 비슷한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베일리 기포드는 테슬라 주가가 7달러 수준에 불과하던 2013년부터 테슬라에 투자를 시작해 주요주주까지 오른 영국의 자산운용사다. 테슬라의 성장을 일찍이 예견해 시장에서 유명해졌다. 베일리 기포드는 일루미나를 2011년부터, 모더나를 2018년부터 담고 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베일리 기포드 포트폴리오에서 이들 두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4.57%, 3.30%으로, 상위 3·7위다.
톰 슬레이터는 "모더나는 메신저 RNA를 기반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며 "에이즈 등 다른 미충족 의료수요(unmet needs)를 극복하기 위한 백신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모더나가 사람의 유전 정보를 갖고 세포를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능력을 높게 샀다.
중국 기업 중에서는 '중국판 배달의민족' 메이투안과 전자상거래 플랫폼 핀둬둬의 전망을 밝게 봤다. 핀둬둬의 경우 식료품 서비스를 높게 샀다. 톰 슬레이터는 "서양에서는 음식 배달이 테이크 아웃의 대체 상품으로 시작됐지만 중국에서는 원래부터 준비된 음식을 먹는 문화가 있다"며 "중국의 주거공간에선 효율적인 음식 배달을 위한 서비스 인프라가 활발히 설계되고 있고 부엌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톰 슬레이터는 또 바이트댄스와 니오(NIO)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바이트댄스가 중국 광고시장을 빠르게 잠식해가고 있고, 큰 전기차 시장을 가진 중국에서 관련 업체가 나오는 건 자연스럽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테슬라와 아마존의 지분을 줄인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톰 슬레이터는 "테슬라 주식을 일부 판 것은 테슬라가 잘 성장해 주가가 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라며 "나머지는 여기서 더 오를 것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존에 대해서는 "펀드 자산 다변화를 위한 매도였을 뿐 아마존이 식료품 분야 등에서 가능성이 더 있다고 본다"면서도 "제프 베조스가 CEO 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는데, 그의 추진력이 그동안 아마존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믿는다면 투자자는 아마존 주식에 대해 보다 조심스러워 져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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