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대형 증권사들은 과거처럼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 판단했다. 주식 초보 투자자를 위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출시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새로운 브랜드의 초보자용 MTS를 별도로 내놓기 시작했다. 기존 MTS와 동시에 운용하는 두 개의 브랜드 전략을 택했다.
토스가 새로운 투자자를 빨아들이자 기존 증권사들도 쉬운 MTS 만들기에 뛰어들었다. 삼성증권은 16일 새로운 MTS ‘오투(오늘의투자)’를 출시했다. 기존 MTS인 ‘mPOP’ 대비 메뉴를 줄여 화면 구성을 간결하게 했다. 21일에는 KB증권도 이스트소프트 자회사인 줌인터넷과 합작해 만든 ‘프로젝트바닐라’를 통해 새로운 MTS ‘바닐라’를 내놨다.
앞서 NH투자증권도 모바일 앱 ‘나무’와 ‘QV’의 첫 화면을 좀 더 사용자 편의에 맞춰 개편했다. 지난해 카카오와 제휴해 젊은 가입자를 크게 늘린 데 이어 편리한 사용을 강조해 신규 투자자를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웅문을 보유한 키움증권도 ‘빠르고 쉬운 사용’에 방점을 찍고 하반기 MTS를 개편할 예정이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4월 MTS를 개편하면서 ‘쉬운모드’를 추가하고 어려운 투자 용어를 쉽게 바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토스가 빠르게 회원 수를 늘리면서 2030 고객층을 뺏기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기존 고객을 위한 MTS와 새로운 경쟁자를 견제할 MTS를 투트랙으로 운용하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의 ‘오투’는 주식뿐 아니라 다양한 금융상품을 연계해 소개했다. 단순히 주식을 사고파는 것보다 그 과정에서 자산관리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둔 듯했다. 해외 주식을 국내 주식처럼 간단하게 살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것도 차별점이다. 특정 종목의 구체적인 정보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통해 알 수 있도록 했다. 간단해 보이지만 사용하기에 따라서는 기존 MTS와 다를 바 없는 정보 접근이 가능했다.
KB증권은 ‘추천’에 강점이 있었다. ‘썩는 플라스틱’ ‘우주 여행’ ‘K푸드’ 등 트렌드에 맞는 투자 테마를 제시하고 관련 종목을 한눈에 볼 수 있게끔 소개했다. 종목을 클릭하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제시, ‘저평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차별화된 강점이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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