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미국 교통안전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보안검색대를 통과한 항공객은 210만761명에 달했다. 미국 항공객이 210만 명을 넘은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대규모 봉쇄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3월 7일 이후 처음이다. 당시 211만9867명이던 항공객은 한 달 뒤인 지난해 4월 13일 8만7534명까지 급감했다.
미국 항공객이 반등한 것은 올해 3월부터다. 이달 11일 200만 명을 넘어선 뒤 20일까지 다섯 차례 200만 명대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 이맘때 항공객(270만 명)의 78% 수준까지 회복했다. 미국에서 21일까지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은 인구의 45.2%인 1억5004만6006명에 이른다. 1억7734만2954명(53.4%)이 한 번 이상 백신을 맞았다. 성인 인구만 보면 55.9%가 백신 접종을 끝냈다.
항공객이 급증하면서 항공사들은 수요를 감당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아메리칸항공은 다음달 1~13일 예정된 950편의 항공기 운항 계획을 취소했다. 조종사 등 승무원이 부족한 데다 마이애미와 시카고 허브의 기상악화까지 겹치면서다.
항공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댈러스공항 폭우 등으로 21일 미국 항공편의 24%가 연착했다.
델타항공은 코로나19 이전보다 20% 적은 항공편을 운항 중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코로나19 이후 항공편을 30% 이상 줄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내년 여름까지 1000명 넘는 항공기 조종사를 추가 채용하기로 했다.
일상 회복을 향한 발걸음이 빨라졌지만 백신 미접종자 사이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가 재유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전체 분석회사 헬릭스가 미국 내 700개 넘는 카운티에서 2만 건의 코로나19 검사 샘플을 분석한 결과다. 윌리엄 리 헬릭스 부사장은 “예방접종률이 낮은 지역은 델타 변이가 감마 변이(브라질 변이)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번졌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이 많은 지역에서 백신 거부 움직임이 뚜렷하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미주리 아칸소 유타 등에서는 최근 2주간 코로나19 입원율이 30% 넘게 증가했다. 미시시피주도 5% 늘었다. 백신을 안 맞은 18~29세의 입원이 늘어나는 것도 방역당국 고민을 키우고 있다.
세계 백신 보급을 늘리기 위해 제약사도 힘을 보탰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는 보스턴공장에 코로나19 백신 생산라인 2개를 추가하기로 했다. 내년 생산량은 올해의 세 배인 30억 회분으로 늘어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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