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사모펀드를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으로 구분했던 제도가 투자자를 기준으로 ‘일반 사모펀드’와 ‘기관 전용 사모펀드’로 분류하는 방식으로 바뀐다. 일반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 보호 장치는 강화되고, 운용 규제는 일원화·완화된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월 시행되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법률 위임사항 등을 정한 하위규정(시행령·감독규정) 개정안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아 23일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일반 사모펀드는 투자금 3억원 이상의 일반 투자자와 전문투자자가, 기관 전용 사모펀드는 전문투자자와 기관투자자가 각각 투자할 수 있다.
일반 투자자가 돈을 넣을 수 있는 사모펀드의 설정·운용에 대한 투자자 보호는 강화된다. 우선 거래소가 시가를 산출할 수 없는 비시장성 자산의 비율이 50%를 초과하면 개방형 펀드가 금지되고, 투자 전략 등을 담은 중요사항의 집합투자규약 기재 의무가 생겼다. 운용사는 핵심상품설명서도 작성해야 한다. 또 사모펀드 외부감사, 자산운용보고서 교부, 환매 연기를 위한 수익자총회 개최 등에 대한 의무도 신설된다.
판매사는 판매 절차 강화와 운용시 견제 의무를 진다. 우선 운용사가 작성한 핵심상품설명서의 집합투자규약에 부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투자자에게 사모펀드 가입을 권유할 때는 핵심상품설명서를 이용해 설명하고 이를 교부해야 한다.
사모펀드를 판매한 뒤에도 핵심상품설명서에 맞게 운용되고 있는지 자산운용보고서를 통해 투자자의 관점에서 사후 확인하고, 설명서를 위반한 운용을 발견하면 시정요구를 해야 한다. 만약 운용사가 시정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금융감독원에 보고해야 한다.
수탁사는 일반 사모펀드의 운용사를 감시하는 의무를 맡는다. 은행이나 PBS 증권사는 운용지시의 법령·규약·설명서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불합리한 운용지시에 대해 시정을 요구해야 한다.
수탁사가 보관·관리하는 집합투자재산을 펀드별 자산명세와 비교·대조하는 자산대사 의무도 법제화된다. 이는 사모펀드 뿐만 아니라 공모펀드에도 적용된다.
사모펀드에 신용공여 등을 제공하는 전담중개업무(PBS) 증권사에 대한 레버리지 위험 수준의 평가·관리 의부도 도입될 예정이다.
투자자 보호조치가 강화된 대신, 이전까지 이원화됐던 사모펀드의 운용 규제가 일원화된다. 기관전용 사모펀드도 일반 사모펀드와 같은 수준으로 규제 강도가 완화되는 것이다.
개정안은 일반 사모펀드의 10% 초과 보유지분 의결권 행사를 허용하고, 사모펀드 레버리지 비율 한도는 400%로 일원화했다. 다만 레버리지 비율을 계산할 때 환매조건부채권(RP) 매도와 공매도를 합산해야 한다.
일반 사모펀드의 투자목적회사(SPC) 활용은 허용하되 운용규제를 회피하려는 목적의 유사 SPC 설립은 제한된다.
금전 대여 방법으로 운용되는 펀드는 개인·유흥업·사행업 등에 대한 대출을 할 수 없다. 또 이 같은 펀드는 기관투자자 등만 가입할 수 있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의 존속기한(15년)은 폐지하되, 경영 참여 목적의 투자인 경우 15년 내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는 의무가 도입됐다.
부실 운용사의 빠른 퇴출을 위한 등록 직권말소 제도도 도입된다. 등록이 말소된 부실 운용사는 이후 5년동안 시장에 다시 진입할 수 없다.
금융당국이 사모펀드의 업무집행사원(GP)에 대해 명령·검사할 수 있는 권한도 새로 마련됐다.이에 따라 사모펀드는 GP가 바뀔 경우 2주 안에 보고해야 하고, 매년 한 번씩 제무재표도 제출해야 한다. 또 GP는 2명 이상의 투자운용전문인력이 맡도록 의무화됐고, 운용 규제 완화에 대응한 필수적 영업행위 규칙도 신설됐다.
사모펀드의 투자자 수는 '49인 이하'에서 '100인 이하'로 늘어난다. 모험자본 공급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다만 한 사모펀드에 가입할 수 있는 일반투자자 수는 49명으로 제한된다.
금융위는 "전문투자자의 일반 사모펀드 투자 기회가 확대되고 사모펀드 운용사의 펀드 조성도 용이해질 것"이라며 "투자자 제한에 따른 엄격한 운용규제가 폐지되고 영업행위 규제도 최소화돼 운용 자율성이 강화된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8월 2일까지 입법예고를 거쳐 10월 21일 시행될 예정이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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