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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사진)이 오는 29일 대선 출사표를 던진다. 지난 3월 초 검찰총장직에서 자진 사퇴한 지 3개월여 만이다. ‘공정’ ‘상식’ 등을 내세우면서 반(反)문재인 전선 구축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윤석열 X파일’ 논란 등에 대해서도 직접 해명하겠다고 밝혀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지지율을 반등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 발표 현장에서 기자들과 ‘즉문즉답’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X파일과 관련된 의혹 등에 대해 정면 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전 총장은 X파일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와 불법사찰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했지만, 내용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윤 전 총장이 이번 해명 과정에서 지지율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이번 기자회견으로 대변인이나 측근을 통한 ‘전언 정치’ 논란도 가라앉을 것으로 점쳐진다. 윤 전 총장을 아는 지인들은 “전언 정치는 윤 전 총장의 스타일이 아니다”며 “정면 돌파형으로 직접 나서서 이야기하면 국민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를 받아 지난 21~22일 이틀간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2014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 전 총장은 32.3%의 지지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직전 조사 때보다 지지율이 2.8%포인트 떨어졌다. 검찰총장 사퇴 이후 최대 낙폭이다. 2위인 이재명 경기지사(22.8%)와의 격차도 한 자릿수로 줄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22일부터 2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6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도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은 20%로 직전 조사 대비 4%포인트 떨어지며 이 지사(27%)에 이어 오차범위 밖 2위에 머물렀다.
정치권에서는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유력 대안으로 떠오른 것도 윤 전 총장의 조기 등판을 부추긴 것으로 해석했다. 최 원장은 리얼미터 조사에서 3.6%의 지지율을 얻어 전체 6위, 야권 3위에 올랐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하태경 의원이 대권 선언을 한 가운데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 등이 발빠르게 움직이면서 대선판을 흔들고 있다.
국민의힘 입당 압박이 거세지만 윤 전 총장이 대권 도전 선언과 함께 국민의힘에 바로 입당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1주일에서 보름가량 민생 투어를 한 뒤 7월 중순쯤에야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의 대권 선언이 공식화되자 더불어민주당은 더욱 강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공세를 펼쳤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SNS에 “(윤 전 총장 의혹에 대해) 검찰총장 청문회로 검증됐다고 하지만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정치인에 대한 검증은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대선 후보 검증은 가벼울 수 없다”며 “정치공격으로 치부하지 말고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헌법재판소는 윤 전 총장 측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주도로 검사징계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한 검사징계법 조항이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을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 요건이 갖춰지지 않았거나 부적법한 청구일 때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 측은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며 “현재 계류 중인 징계처분취소소송에서는 징계처분의 절차적, 실질적 위법성을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이동훈/안효주 기자 lee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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